2004년 12월 1일 수요일

무결성(integrity)

어렸을 때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봐도 그렇고
수학, 물리학 같은 학문을 학부 때 조금 배워도 그렇고
세상은 정말 완전무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논리와 공식, 책에 적힌 것은 모두 무결성(integrity)을 가지고 있다.
전혀 그 안에서는 흠을 잡을 수가 없다.
4지 선다형은 언제나 답이 1개이고, 제한 시간 50분 내에 푸는 것이 가능하다.
주입식 교육이 원래 그런 것이다.
수학, 물리학의 지향점도 그렇다.


하지만 책에 적힌 내용이나 시험문제보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직접 물리 실험을 해보고 세상에 나와서 살아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고, 논리적으로 설명 안되는 것도 많다.
법치국가라고는 하지만 법만 가지고 유지되는 세상도 아니다.
대화, 타협, 양보, 공동체 의식 그런 것도 필요하고
때로는 사랑과 증오, 이유없는 반항들, 뭔지 모를 새로운 것들도 필요하다.


법에 구멍이 많지만 대체로 살만하고
물리학에 구멍이 많이 있지만 우리가 느끼기에는 매우 작고 충분히 깔끔하다.


물리학으로 안되는 게, 기계공학이나 생물학으로는 가능하고
법에는 정의되지 않는 많은 이벤트들이 세상을 휘젓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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