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8일 토요일

설겆이

오랜만에 하는 데, 허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생각보다 훨씬 몸에 안 좋은 게, 집안일이다.
은근히 관절이나 허리 같은 곳에 안 좋다.


룸메들이 일주일간 먹고 안치워서 1시간 넘게 치웠다.
집에 있는 모든, 그릇과 접시를 다 한 번씩 닦은 셈이다.
한 40개는 닦은 것 같다.
은근히 열받는 다.
녀석들 도무지 치울 생각을 안하는 군.
결국 내가 다 치웠는 데.
화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미안해, 다음부터 잘 하지뭐."라고 대답하든지,
못 들은 채 하든지,
그냥 사이만 나빠질테니까.
모두가 부지런하고 결벽증이라 잘 치우는 사람만 살면 모르겠지만
세상 그런게 아니니까.


그래서 politics(정치)가 필요하다.
내가 천사라면 혼자 다 하겠지만 나도 천사는 아니고
그렇다고 녀석들에게 명령할 만큼 강력한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고)
녀석들 있을 때 타협해 가면서 설겆이를 나눠서 해야 했다.
녀석들 없을 때, 괜히 혼자 화내고,
혼자 다 하고 나서야, 앗차.. 실수했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뭐든 지저분한 걸 같이 봐야 심각한 것도 알고,
(엄마가 말없이 치워주는 데 길들여져 있는 녀석들이니.)
같이 치워야 치우는 버릇도 들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시키면서 나도 같이 일해서 인정도 받고 말이다.
'아 우리 룸메가 정말 고생했구나. 나도 다음부터는 설겆이 해놔야지.'
이런게 정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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