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자유

앞으로 한 달간은 상당히 자유를 구속당할 텐데,
잘 지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갔다면 별로 어색하지 않았을 텐데.
1시간마다 10분씩 쉬고, 일어나고, 자고,
자동인간이 되는 삶 말이다.
정해진 동작에 정해진 반응을 하는 사람.
고등학교 때까지 교육이 다 그런거니까.


누구에게 허락 받지 않아도 화장실에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잠깐은 한 눈을 팔 수도 있는 그런 삶을 지난 5년간 살았다.


어떻게보면 그냥 잘 지낼 것 같기도 하다.
원래 규칙적인 삶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군대는 샤워는 잘 안 시켜주고 먼지 투성이라 구질구질한 반면에
정리정돈은 결벽증을 가지고 매일 시키니까.


그리고 내가 주말에 자유시간이 있을 때 하는 짓을 보면
그냥 집에 푹 하니 쳐박혀서.
"심심해", "지루해"만 백만번쯤 외치는 것 같다.
과연 지금의 주말보다 더 지루할까?


자유의 소중함을 좀 더 알게 되겠지.
억압도 당해보고 다시 얻어보고 그런 식으로 반복하는 편이
역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대학 때 얻는 자유가 첫번째 자유라면
한 달 뒤에 얻은 자유는 두번째 자유가 될테니까.


얼었다. 녹았다 하는 황태처럼 그런 과정을 계속 거치면서 삶이 깊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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