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4일 화요일

[기사]시스코 설립 20주년「역시 기술이 최고」






시스코 설립 20주년「역시 기술이 최고」




Marguerite Reardon (CNET News.com)







200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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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최고 성능 라우터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시스코 시스템즈는 지금이 자사 사업의 분수령이라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년에 걸쳐 작은 벤처기업에서 거대한 주류 기업으로 거듭난 이 회사는 신제품 발표 자리에서 미래 20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함과 동시에 자사의 기술적 개가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기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의 이같은 자기 자랑을 마케팅 차원에서 일어난 과대선전으로 봐야 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시스코가 창립 20주년을 자축하고 있을 때 신제품 CSR-1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에 중대한 변화의 조짐을 가져오고 있었다. 바로 이 회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 애쓸 때 말이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매우 탁월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CSR-1의 고객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2년간 대용량 코어 라우터 시장에서 시스코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위협해온 경쟁 업체 주니퍼 네트워크와의 기술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CSR-1은 그간 기술적인 진보보다 재정, 판매, 마케팅 전략 등에 지속적으로 우선 순위를 매겨왔던 기업, 즉 시스코가 본질적인 기술력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회귀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4년부터 시스코에 몸담아온 시스코 라우터 분야 총괄 부회장 마이크 볼피는 “지난 수년간 시스코는 여러 가지 변화를 겪어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시절 우리의 성공 요인은 우수한 엔지니어링 능력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시스코는 마케팅과 엔지니어링 사이에서 양호한 균형 상태를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원래의 기술적 기반을 강조하는 행태로 회귀하고 있다고 본다”라며 “현재 시스코 내부에서 많은 기술적 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진행되고 있는 시스코의 엔지니어링 분야 강화 움직임으로는 지난 여름 8900만달러에 프로켓 네트웍스를 인수한 것과 속칭 ‘돌아온 탕아’ 토니 리가 지난주 시스코에 복귀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시스코의 핵심 제품인 기기비트 스위치 라우터 12000을 개발한 주역인 토니 리는 한 때 시스코를 떠나 주니퍼에 합류했으며 더 나아가 프로켓 설립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시스코는 자사 네트워크 운영체제인 IOS-XR을 확장하기 위해 신생 벤처기업인 BCM 시스템즈를 인수한 바 있다.

벤처기업의 모범 성장 사례
20주년을 맞은 시스코는 다락방에서 시작해 수천 명의 임직원과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자랑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적인 기업 운영의 모범 사례에 꼽힌다.

창업자와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이것은 내부 직원들 사이에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한껏 고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HP, 애플, 그리고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시스코 또한 지금은 자신이 성취해낸 막대한 성과물로 인해 만들어진 교차로에 서있는 셈이다. 시스코의 자산은 지난 1990년대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폭등했지만 통신 시장의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와 함께 시스코가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핵심 사업분야인 기업 네트워킹 라우터, 스위치의 수요도 급감하면서 ‘철옹성’이라는 시스코의 이미지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비록 통신, 네트워크 분야가 장기적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시스코는 기업의 미래에 대해 엄격한 판단 기준을 유지하면서 거품 경제와 그 몰락 사이에서 계속 부상할 수 있었다.

이제 시스코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선두에 올라서있는 기업 네트워킹 시장을 벗어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통신 시장과 높은 위험도에도 불구하고 이윤이 낮는 일반 소비자용 시장의 진입 활로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당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전세계 대형 통신 업체들은 앞으로 몇년 동안 IP 텔레포니, IP 비디오 등 신규 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등을 지원하는 거대한 IP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매년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수치는 시스코의 텃밭인 기업 시장의 성장률보다 무려 2배나 높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신규 시장의 부각으로 시스코가 향후 3년 동안 매년 10~15% 정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주장은 지난주 개최된 시스코의 정기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서도 계속됐다.

버튼 그룹의 애널리스트 데이브 패스모어는 “통신 시장은 시스코의 핵심 사업 부문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여기에는 막대한 잠재적 성장 요소가 있다. 시스코가 굳이 시장을 지배하지 않아도 막대한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세지는 도전, 위협받는 1위 자리
광범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시스코는 통신 업체용 IP 솔루션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시스코는 자사 사업 기회를 잠식해오는 다른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바로 주니퍼가 이와 같은 거대 위협 세력 중 하나로 특히 하이엔드급 코어 IP 라우팅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포네틱스 리서치에 따르면 시스코의 지난해 이 분야 시장 점유율은 14%에 그친 반면 주니퍼는 16%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엔드급 IP 라우터 분야는 지난 1998년까지만 해도 시스코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곳이다.

지난 가을 경 시스코는 차이나 텔레콤을 두고 벌어진 입찰 경쟁에서 주니퍼에게 밀려남으로써 막대한 사업 기회를 빼앗긴 결과가 됐다. 중국의 거대 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은 새로운 IP 코어 네트워크의 대부분을 주니퍼 라우터로 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나머지 몇몇 계약만을 시스코, 그리고 다른 네트워크 업체들과 체결했다.

또한 시스코는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와 같은 외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이 회사 또한 차이나 텔레콤과 상당 부분의 계약을 따낸 업체로 중국 시장에선 선두 위치를 점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일부 제3세계 시장 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시스코에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퍼시픽 그로쓰 에쿼티스(PGE)의 애널리스트 에릭 슈피거는 “하이엔드급 라우터 제품의 부재는 시스코에게 지난 2년간 막대한 타격을 입혀왔다. 주니퍼는 최근 들어 다른 어떤 경쟁업체보다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등장한 CRS-1은 시스코에 상당한 ‘안정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CRS-1은 주니퍼 네트워크가 라우터 제품군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지 2년 후에 출시된 것이긴 하지만 사업상 손실의 원인이었던 현격한 기술적 격차에 마침내 시스코가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지난 주 CSR-1의 첫 번째 고객이 탄생하면서 이 제품은 시장 점유율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하고 있다. CSR-1은 최근 진행된 프로켓, BCN 인수와 더불어 시스코가 보다 광범위한 고객층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패스모어는 “시스코에게 있어 자사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 사항은 전무하다고 본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시스코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기업 시장은 10% 이하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은 홈 네트워킹이나 서비스 제공업체와 같은 새로운 기술과 시장에서 초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락방 신화, 우리들 얘기
시스코는 지난 1984년 10월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 운영 분야에서 일하고 있던 레오나드 보색과 산드라 러너 부부에 의해 설립됐다.

보색은 원래 다른 스탠포드 대학 임직원이 작성한 소프트웨어를 적절히 개조해 네트워크를 가로질러 컴퓨터 시스템을 연결시키는 코드를 만들어냈다. 보색과 러너는 비록 이후 이혼했지만 이 제품을 상용화했으며 바로 여기서 시스코가 탄생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기업들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이 창업 커플도 시스코에 자금을 대기 위해 신용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만 했다. 사업 시작 초기에 그들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자기 집의 다락방에서 라우터를 조립했다.

20년 후 시스코는 3만명 이상의 임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전문 업체로서 2004 회계연도 총매출 220억달러, 시장 자본 평가 1276억 1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게다가 지난 20년 동안 시스코는 자사 브랜드를 잘 정립해 인터넷과 거의 동격을 이루도록 했다.

1995년 존 모그리지의 뒤를 이은 존 챔버스는 온화한 말투가 인상적인 CEO로 시스코가 구축한 성공의 중심점에 있다. 한 애널리스트의 평에 따르면 챔버스는 미 남부 사투리에 콧소리를 냄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냉장고를 팔고 아프리카에 난로를 팔 수 있을 정도로 사업에 능수능란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챔버스는 중요한 거래를 체결하는 데 자신의 능력이 필요하다면 전세계 어디든지 날아가는 적극성을 보유하고 있다.

어쨌든 창립 20주년 자축 말미에 시스코는 자사가 혁신적인 기술 기업이라고 자조했다. 지난 6월 끝난 2004 회계연도에서 시스코는 연구 개발 분야에 33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미 시스코는 ‘차세대 대형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진보 기술 그룹’이라는 별도 제품군들을 이미 산정해 놓았다.

현재까지 시스코는 6개 신기술을 이 그룹에 포함시키고 있다. 보안, IP 텔레포니, 무선, 스토리지, 광학, 홈 네트워킹이 여기에 해당되며 시스코는 각 분야들이 1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이 분야들은 현재 시스코의 매출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6개 사업분야는 각각 성장 중에 있다. 2004 회계연도 4분기에 진보 기술 그룹은 시스코의 총 매출에서 16%를 차지해 전년 동분기의 결과인 5%에서 껑충 뛰어오른 실적을 거뒀다.

향후 20년 책임질 ‘젊은 피’ 수혈하라
또한 시스코는 진보 기술 그룹이 6개 분야로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챔버스는 앞으로 최소한 또 다른 6개를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스코는 이 기술들 중 어떤 것도 배타적이며 독자적인 제품군에 해당된다고 보지 않는다. 대신 자사의 많은 제품군에 이 기술들을 통합한다는 것이 시스코의 계획이다.

시스코의 CTO 찰스 지안카를로는 “어떤 기술을 진보 기술 그룹에 포함시킬지 말지 결정하는 기준에는 우리의 현 IP 제품군들에 적합한지 여부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시스코는 해당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스코가 자사의 새로운 네트워크 접근 권한 제어(NAC) 보안 아키텍처에 따라 라우터와 스위치 제품군에 보안 기능을 내장시키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시스코는 또한 자사의 주류 사업을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시스코는 홈 네트워크용 라우팅 장비 판매에 전문화된 중소기업인 링크시스를 5억달러에 인수함으로써 일반 소비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분야에 다수의 경쟁 업체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코는 단기간에 미국 시장의 50%를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 시장은 시스코에게 있어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다. 이 제품군들의 마진은 보통 68% 내외를 기록하는 기업, 통신 업체용 제품군보다 현저히 낮은 경우가 다반사다.

비록 일반 소비자 시장이 시스코에게 중요한 신규 영역이긴 하지만 회사의 전체적인 성장에 있어 그리 크게 기여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링크시스는 회사 총수입의 6%만을 차지하고 있다.

CIMI의 애널리스트 톰 놀은 “기업 시장과 같은 틈새시장에만 계속 집중하면서 연간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시스코는 대규모 시장의 일반 소비자 대상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 여기에는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 월스트리트는 마진이 낮아졌다는 긴장할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인수합병, 멈추지 않는다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시스코는 여전히 기업 인수 합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시스코는 최근까지 10건의 인수합병을 발표했으며 이것은 지난해 4개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올 연초 경쟁 관계인 코어 IP 라우터 분야 신생기업 프로켓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자금은 8900만달러였다. 시스코는 이 거래를 자사가 프로켓의 엔지니어 130명을 원해왔다고 말함으로써 정당화시켰다.

여기에 지난 주초 시스코는 자사가 후원한 신생 기업 BCM 시스템즈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스코가 BCM 라우팅 기술을 시스코의 오래된 제품인 7600과 10000 엣지 라우터를 쇄신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시스코가 통신업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BCN의 기술은 원래 CRS-1용으로 개발된 새로운 IOS-XR 소프트웨어를 통신업체용 제품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다른 라우터에까지 적용하려는 시스코의 계획에도 활용될 수 있다. BCN의 기술과 엔지니어들은 단지 하나의 ‘트릭’에 불과할 수도 있다.

프로켓의 공동 창업자인 리를 최근 재고용한 것 또한 시스코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점차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IP 라우팅 분야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리는 시스코의 첫 번째 코어 라우터인 GSR 12000 개발팀의 멤버였으며 주니퍼의 M 시리즈 라우터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또한 프로켓 코어 라우터의 소프트웨어 설계자였다.

시스코의 기업 개발 담당 수석 부회장 댄 샤인만은 시스코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수합병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막 형성되려 하는 곳에서 상승세에 있는 제품을 보유한 기업들을 찾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우리의 능력과 고객에 관한 지식 등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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