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3일 금요일

벤치

사람들이 커피점에서 돈을 지불하고 팥빙수 집에 가고 하는 이유는
단지 음료수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다.
거기서 만들어주는 음료수나 편의점에서 사는 음료수가 똑같다.
단지 더 시원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쉴 수 있기 때문에 그 곳에 가는 것이다.


사실은 찾아보면 COEX에서 쉴만한 벤치가 많이 있다.
왠지 그런 곳에서 쉬면 헝그리해 보이지만 훨씬 더 조용하고 편하게 쉴 수 있다.
돈도 적게 들고, 점원이 "그릇 치워드릴까요?"라고 물으면서 나가기를 독촉하지도 않는 다.


뭐 그런 이유도 있고 생각해보니 혼자 앉아서 쉴 때도 더 편한 것 같다.
항상 회사나 집에서만 앉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 데,
COEX에도 조용히 앉아서 생각할 공간이 참 많다.


위치
1. coex 정문(east gate) 앞과 그 주변 나무 아래.
2. Trade tower 뒷편 가장자리 벤치들, 동그란 무대
3. COEX 안쪽 태평양관 앞.
4. 반디 앤 루니스 앞
5. 코엑스몰 지하, 마르쉐 ~ The face shop가는 main stream
6. 코엑스몰 프라모델 가게 앞
7. 코엑스몰 G5(Gimme Five) 앞
8. 푸드코트 - 아셈푸드코트, KCAT, 호수먹거리 마당
9. 삐에트로 바깥쪽 야외 벤치(둥글게 앉을 수 있다.)
10. 현대백화점 정문 앞
코엑스와는 좀 떨어져 있지만 근처에 잠시 앉아있을 수 있는 곳
11. 지하철 청담역 개표구 앞
12. Cosmo 타워 지하 1층 대나무 숲


1,2번은 연인들이 많고 4,5번은 traffic이 많다.
3번도 행사 중일 때는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앉아있다.
푸드코트는 가게가 열었을 때는 눈치가 보이고 식사시간에는 복잡하다.
지하철은 오래 있으면 노숙자 취급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아침시간에는 1~4번이 매우 한가하다. 출근하는 사람들은 5번을 이용할 뿐이다.
가끔 잠이 안오는 늦은 밤 (10시 이후)라든지, 너무 일찍 일어나 버렸다든지 (4~6시) 했을 때,
그 시간에는 어디든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앉아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나는 정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데, 그 동안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군.


대학 때는 학교 잔디 밭에 벤치들도 얼마든지 있어서 맘대로 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강의실 앞에 의자가 많으니까 어느 건물이든 들어가서 앉아있으면 됐다.


고등학교 때는 정말 혼자 시간이 필요한데 혼자 있을 곳이 없어서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몰래 빠져나와 자습실에서 생각하거나 자거나
아침에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운동장 벤치에 잠시 앉아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매일 4시간씩 자습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 중 1시간 정도는 뭔지 모를 것들을 생각하느라 보내기는 했지만
적어둔게 없어서 기억에 남는 것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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