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3일 금요일

[기사]괴산군민 '한솥밥 먹기' 도전






괴산군민 '한솥밥 먹기' 도전




4만명분의 밥을 한꺼번에 지을 가마솥이 만들어지고 있다. 22일  충북 괴산군 동하주물 직원들이 쇳물을 붓

[중앙일보 안남영.조문규 기자] ▶ 4만명분의 밥을 한꺼번에 지을 가마솥이 만들어지고 있다.

22일 충북 괴산군 동하주물 직원들이 쇳물을 붓기 위해 거푸집을 만들고 있다.

[괴산=조문규 기자] 충북 괴산군에서 한꺼번에 4만명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세계 최대의 가마솥이 다음달 선뵌다.

괴산군의 인구가 4만1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군민 전체가 모여 '한솥밥'을 먹을 수 있는 규모다.

괴산군이 3억7000만원을 들여 제작 중인 이 가마솥은 지름 5.5m, 깊이 2m에, 둘레가 15.7m에 이른다.

솥뚜껑 두께만도 5㎝인 이 밥솥의 전체 무게는 24t. 솥이 워낙 크다 보니 별도로 만든 소형 크레인으로 솥뚜껑을 여닫고, 밥을 풀 때는 대형 바가지 모양의 '기계주걱'을 사용한다.

크기도 크기지만 4만명분의 밥을 지으려면 20㎏짜리 쌀 200부대가 필요한데 과연 밥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설계단계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괴산군이 전문가에 의뢰해 얻은 결론은 '가능'이다.

3000명분 가마솥을 만든 경험이 있는 주물전문가 윤규현(43.충북 충주시)씨와 충청대 이주성 교수에 따르면 솥두께를 10㎝ 이하로 하고 밑바닥을 넓적하게 해 가열면적을 크게 하면 밥짓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한다.

7t이나 나가는 뚜껑 무게로 인해 불을 때면 고압이 형성돼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 솥에서 나오는 김이 빠져나올 수 있게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그래서 뚜껑에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양을 새길 때 그곳에 김 배출구를 만든다.

제작 과정이나 가열 과정에서 깨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연료는 갈탄을 쓰기로 했다.

가스는 무쇠에 부식을 가져오고 장작은 상대적으로 화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밥을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개 아궁이에서 골고루 불을 때도 약 50분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거푸집 안에 쇳물 붓기를 앞두고 있는 이 솥은 이달 말께 완성돼 다음달 29일 열리는 '괴산 청결고추축제'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괴산군은 이를 위해 읍내 괴산고추유통센터에 보호각을 짓고 아궁이도 마련했다.

미관을 고려해 솥뚜껑과 솥 겉면에는 용무늬와 괴산의 상징물 등을 새기기로 했다.

'수퍼 가마솥' 제작은 군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솥밥을 먹으면서 공동체 의식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김문배 군수가 아이디어를 냈다.

군은 이를 위해 올해 초 '가마솥제작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억7000만원의 성금과 고철을 모았다.

추진위는 수백년 뒤 문화재를 만드는 심정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군은 이 솥의 이름을 아직 못 지었다.

공모했으나 '괴산군민 가마솥''괴정(槐鼎)' 등 평이한 이름뿐이어서 확정을 못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향토축제나 체육대회 등 군민행사 때마다 이 솥으로 밥을 지어 군민들이 나누어 먹고 관광객에겐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작위 안이신 위원장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지만 관광활성화와 지역 농특산물 홍보, 군민 화합의 일석삼조를 위한 것"이라며 "나중에 기네스북에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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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을 까? 10인분 이상 짓는 밥은 별로 맛없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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