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군대에 있는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
아마도 군대에서 휴가나오는 거의 마지막 친구가 아닐까 싶다.
이제 다음주면 제대한단다.
친구들과 모여서 저녁을 먹고 차 있는 친구와 드라이브를 갔다.
두 친구 모두 나스카 레이싱 게임과 실전 운전으로 다져진 10년 경력의 best driver라고 할 수 있다.;
F1 레이싱 이야기를 한참 들으면서 대청댐까지 갔다.
역시 차가 있으면 참 좋다. KAIST와 대덕연구단지 쯤은 가볍게 넘어서 마음껏 달릴 수가 있다.
오랜만에 스트레스 좀 풀겠다고 곡예운전을 좀 해서 놀라기는 했는 데,
놀이기구 타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뒷좌석에서 타고 왔다.
좀 울렁거려서 지금은 매실주스를 마시고 있다. 어질어질 @.@
감기기운인지 멀미인지 모르겠네.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근처에 대청댐을 가니 별도 잘 보이고 상쾌했다.
갑사나 동학사보다 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쌍둥이자리, 오리온자리, 카시오페이야, 북극성, 북두칠성.. 음.. 거기까지.
오랜만에 보는 별이라 더 생각은 나지 않네;
돌아오는 길에는 각자 했던 유럽여행 이야기도 좀 했다.
역시나 F1코스가 있는 모나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만년설의 스위스, 무단횡단 천국인 프랑스.
프랑스는 특히 가로수도 큐빅처럼 각 잡아서 깍아놨다.
앞에서보면 모든 가로수가 90도로 각이 잡혀있다.
(우리나라 군인들만큼이나 프랑스 정원사들도 고생인가보다.)
운전 면허 시험 중에 엑셀을 너무 많이 밟아서 시험관에게 혼난 이야기, 연습 중 타이어 펑크 내 먹었던 것, 제주도 여행 중에 부모님을 태우고 운전하는 데 옆 차와 시비가 붙어서 난폭운전하다가 혼난이야기 등..
우리들은 모두 문제아들인 것 같다.
레이싱, 시물레이션 게임만 하지말고 같이 CG공부나 하자고 친구들을 꼬셔보기도 하고 이제는 나이도 먹었는 데, 여자친구도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둥,
뭐 삶의 이야기들을 했다.
아무튼 내가 공대생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공학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은 이들 밖에 없다. 다른 친구들은 그냥 삶의 다른 길을 생각해볼 시간이 없어서 공학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은 아마도 다음 세상에서 태어나도 공대생이 됐을 것 같다.
나도 지난 2년간 공학 이외의 많은 길을 생각해 본 변심쟁이었는 데 말이지. 이들과 함께 있으면 공학하는 게 재미있다.
사실 인생은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다.
좋은 친구, 훌륭한 지도교수, 좋은 동료, 멋진 상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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