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가서 뭘 제일 많이 먹었나 생각해보면 끼니의 1/3은 한식, 1/3은 외식, 1/3은 빵을 먹은 것 같다.
생각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많이 머물렀으니 한식이 꽤 많았다.
뭐 당연히 그런 별로 기억에 남지 않고.
외식은 꽤 비싸게 주고 먹었다. 생각없이 시켰었는 데, 지금보면 아마 1.5만원씩은 했던 것 같다.
영국에서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날 뮤지컬을 보려고 가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피쉬 앤 칩' 비슷한 걸 먹었다.
정확히 기억은 못하겠는 데, 피쉬 대신 무슨 스테이크였던 것 같다.
감자튀김이 무진장 많고 고기도 아웃백 스테이크만 한데, 고기 소스를 무슨 국처럼 많이 부어가지고 느끼해 죽는 줄 알았다.
그 다음에는 좀 더 담백한 걸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들어서 터키 레스토랑에 갔다. 내 생각에 한국식만큼 기름기가 적은 건 터키식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값도 저렴한 편이다. 거기서 참치 샌드위치를 시켰더니 아주 좋았다.
그리고 밥이 좀 그리워서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 레스토랑에 갔는 데, 중국인이랑 완전히 똑같이 생겨서 대접 잘 받고 나온 것 같다. 한가지 섭섭했던 점은 볶음밥이 정말 한국식과 똑같았는 데, 김치, 단무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타바스코 소스나 케찹 혹은 중국산 핫칠리소스라도 뿌려먹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세상 어디가든 쌀밥이 그리우면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집에서 볶음밥 먹으면 된다.)
그 담에는 맥도날드도 몇 번 갔다. 뮌헨에서는 의사소통이 잘 안되서 세트 메뉴를 시키지 못하고 작은 버거를 먹어야 했다. 역에 있는 큰 곳들은 다들 영어를 하는 데, 동네 구석에 있는 작은 가게 점원들은 영어를 못한다.
그리고 사실 맥도날드 같은 곳을 갈 때는 반드시 배고파서 가는 것은 아니고 다리 아프고 쉬고 싶은 데, 앉을 곳이나 화장실 갈 곳이 없을 때 들어가서 쉬곤 했다. 화장실 2회 이용료가 감자튀김 1봉지 값이랑 똑같은 게 유럽이니까. 들어가서 제일 싼 거 시키고 앉아서 시원하게 에어콘도 쬐고 졸기도 하고 화장실도 한 번 이용하면 본전 뽑는 거다.
정말 피곤했던 날들에는 거기서 낮잠이라도 좀 자고 싶었지만 당연히 그런 패스트 푸드점들의 의사가 편할리가 없다.
원래 그런 곳들은 turn-around를 높히려고 분위기를 불편하게 꾸며둔다. 스타벅스와는 정반대의 전략을 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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