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8일 일요일

선수(Player)

분위기가 편한 IT기업을 다니면 말단 프로그래머들은 '선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manager들은 코치, 감독이 되고
경기장에서 뛰고 싸우고 땀 흘리는 건 팀원들이니까, 그런 metaphor를 사용하는 것 같다.

팀장님이 팀원들을 보고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음, 오늘은 우리 선수들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힘내야지."
"주현성 선수, 오늘 컨디션은 좋은 거야?"
"김선수가 큰 몫해줬어. 앞으로도 잘 뛰어야지."

팀장님들끼리 모여서도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당신네 선수들은 다들 술을 잘하는 것 같아. 우리 선수들은 기초체력이 약해서 회식에서 초반에 죽는 단 말이지."

상당히 재미있고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
운동선수들처럼 직장생활에서도 실무에서 전공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기간은 사실 길지 않다. 30대가 넘으면 다들 코치, 감독이 되서 더 긴 기간동안 선수들을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
축구를 꽤 잘해야만 축구 코치, 감독도 될 수 있지만 현역에서 반드시 최고가 아니었더라도 최고의 코치, 감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최고의 스타였다고 해도 남을 관리하지 못하면 그냥 그 바닥을 떠나서 TV나 봐야 한다.
Engineer도 비슷하고 세상 모든 직업이 그렇다. 외과의사도 젊었을 때는 수술을 하지만 40대만 되도 손이 떨려서 그 때부터는 젊은 이들을 가르치고 키우고 명성을 팔아 먹고 살고 주로 진단과 분석이나 해야 한다. 교수도 젊었을 때는 논문을 쓰고 늙어서는 교과서나 회고록 같은 것들을 쓰거나 부지런히 외부에 얼굴을 비춰서 funding을 많이 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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