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5일 일요일

음식 취향

나는 남의 취향을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이 싫다.
뭐 나와 취향이 달라서 보기 싫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 그냥 안보면 되지, 만나서 자꾸 취향을 바꾸라고 하면 상당히 괴롭다.

특히나 음식을 먹을 때 그렇다.
매일 햄버거, 피자, 분식을 먹으면 정말 몸에도 안 좋고 질리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으면 참 맛있다. 그런데 주위사람들이 매번 그런 나를 볼 때마다
"왜 밥 안 먹고 불쌍하게 이런거 먹어?"
"돈을 아끼고 싶은 거야? 이런거 먹고 힘이 나니?"
나는 내가 그걸 먹으면서 처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밥이든 뭐든 열량과 몇 대 영양소만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음식이 밥보다 싸지도 않다.
햄버거 세트 가격은 가장 저렴한 한식과 같다.

나는 내가 햄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비참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비참한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비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눈으로 나를 처다보는 사람이 많은 보수적인 조직에 있을 때는 햄버거도 숨어서 먹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이 아니라 일반 중국집이나 한식집에서도 그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도대체 뭐가 맛있다고 먹는 거야? 맛 하나도 없구만."
"너 정말 취향 이상하다."
"이 가게는 짜장면이 맛있지 짬뽕은 맛없어. 왜 매번 짬뽕을 시키는 거야?"
"여기는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맛있어, 그러니까 너도 그거 시켜."
"여기 맛있는 거는 하나니까, 우리 메뉴 통일하자."
내가 무슨 거미나 바퀴벌레를 삶아먹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식당에 있는 메뉴에서 다 먹으라고 파는 건데,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
뭐 처음 가는 식당이면 그런 조언을 해줄 수도 있지만 나는 이미 그 식당에 많이 가봤고 그 음식도 먹을 만 하다고 생각하는 데, 이미 나온 음식을 가지고 내게 자꾸 맛 없다고 저주를 내리는 건 정말 밥맛 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 식당에 가면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래서 그 공식에 대입하면 optimal unique solution이 나오고 무조건 그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믿는 다.
하지만 나는 그런게 싫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음식이 아니라면 다양하게 먹는 게 좋다. 심지어 같은 짜장면이라도 다른 음식점에서 먹으면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게를 골고루 가려고 노력한다.

댓글 2개:

  1. 하지만 절대미각 양스는 절대적인 기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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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기 양스군이 들어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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