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7일 금요일

유럽여행 - 음식들 2

길가에 테이블을 둔 레스토랑에서도 몇 끼 식사를 했었는 데, 아주 멋있었다.
뒤로는 tram(전차)도 지나다니고 행인들도 보이고 밤에는 촛불도 켜준다.

그리고 맥주집에도 한 번 갔었는 데, 독일인들은 정말로 조용한 민족인데, 맥주집에 가면 달라진다. 역시 술집 분위기는 어디든지 같은 건가?
하지만 11시 이후에는 술을 주지 않고 12시에는 문을 닫는 다.
관광객을 상대하지 않는 상점들이 6시면 닫고 대부분의 식당이 10시면 닫는 것에 비해 꽤 늦게까지 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술값을 테이블별로 계산하지 않고 선불로 미리 내는 것도 신기했다.
선불 계산하기 때문에 잔을 들고 다른 테이블로 가도 된다.
서양 사람들은 한국과 달리 합석 문화에 익숙한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들을 봐도 술자리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히 합석해서 음식과 술을 함께 하는 것 같다.

핫도그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이 먹었다.
당연히 소세지로 유명한 독일어권에서 주로 먹었는 데,
독일에서 먹은 것보다 체코에서 먹은 게 더 맛있었다.
(음, 체코는 사실 체코어를 쓰지만 불어나 독어도 좀 쓴다.)
체코에서 먹은 길거리 핫도그는 정말 맛있었다.
빵에다가 빵보다 2배는 긴 소세지 하나를 끼워주는 데,
드레싱이나 야채는 셀프였다. 돈 내고 내가 알아서 채우고 뿌려먹으면 된다.

체코가 특히 인상적인 점은 역시 물가가 싸다는 것.
귤, 체리, 포도 등.. 이것저것 사먹었다.
마트에서도 무거워서 못들만큼 많이 사도 우리나라보다 70% 이하의 가격이었던 것 같다. 주변국들의 1/3 쯤 된다.
다만 마트에 있던 빵들은 하나같이 다 딱딱했다.
이 사람들은 무슨 돌덩어리 같은 바게트만 씹어먹는 걸까?
나도 딱딱한 바게트 껍질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너무 심해서 뭘 발라먹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너무 딱딱해서 먹으면 목이 자꾸 메인다.
떠먹는 요구르트도 몇 개 샀는 데, 상당히 신맛이 났다. 우리나라 요구르트들은 엄청나게 단데, 그것들은 단맛은 하나도 없다. 우유 외에 다른 것 없이 발효한 걸까?

물은 대부분 미네랄 워터를 마셨는 데, 체코에서는 말이 안 통해서 한 번 가스 워터를 먹었다. 엄청나게 쓴 맛이 나서 놀랐다. 설탕 안들어간 사이다가 이렇게 쓰다니. 결국은 열심히 흔들어서 CO2를 최대한 빼고 먹었는 데, 그래도 별로 였다. 윀~. 그래도 다른 물을 못 구한다고 치면 1주일간 음용하면 아마 친해지지 않을 까 싶다.

체코에서는 소세지 외에 마트에 있는 고기를 사먹질 못했다. 도무지 이걸 구워먹어야 할지, 이미 훈제된 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도 못하는 사람들이라 물어도 전혀 모르고.
유럽 햄들은 훈제된거라도 잘 구별이 안된다. 그냥 소나 돼지를 그대로 slicing해 놓은 것처럼 지방과 근육이 섞은 마블링 무늬가 그대로 있고 색은 갈색에서 빨간색 같다.
통조림을 사볼까도 생각했는 데, 도무지 안에 뭐가 들어있을 지 두려웠다.;
(적어도 체코어로 참치가 뭔지는 알았다. 참치캔에는 참치가 그려져있었으니;, 근데 뭐였더라? 안 적어왔군.)

핫도그 다음으로 많이 먹은 것은 피자.
피자는 이미 세계인의 식품이니 어느 길거리든 다 판다.
하지만 역시 이탈리아 피자가 제일 맛있었다.
좀 짜지만 얇아서 마치 호떡같다. 길에서 사면 호떡처럼 종이에 싸준다.
호떡 뜯어먹듣 걸어가면서 뜯어 먹으면 된다.

제일 신기했던 건 트레비 분수 앞 피자집에서 사 먹은 건데.
이건 피자를 얼마나 잘라줄지 주인 마음인 것 같다.
'한 조각 주세요.'라고 하면 피자를 자기맘대로 한 구석 자른 다음에 무게만큼 가격을 메겨서 판다.
한 3번은 간 것 같은 데, 그 때마다 조각 크기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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