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촌(아버지의 동생)은 수집에 취미가 있으시다.
건설회사 직원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영향인듯) 수 십년간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모은 듯 하다.
젊은 시절에는 중동에 다녀오기도 했고 그래서 중동지방의 우표나 편지도 많고
음악을 좋아해서 - 주로 뽕짝인 것 같지만 - 테잎도 많다.
(장가갈 때 안가지고 가서 아직도 우리집에 보관되어 있다.)
건설회사라면 돌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예쁜 돌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10~15년 전 우리집에도 장식품이라곤 돌 밖에 없었다. 예쁜 수석을 나무로된 스탠드(틀)를 만들어서
전시해 뒀었다.
해안가에서 주워온 듯한 현무암도 있고 (마치 절벽이나 무슨 신기한 모양의 산, 화산처럼 생긴..)
그냥 미끈한 것도 있고 아무튼 많았다.
그리고 건설회사를 하게되면 이곳저곳 산을 많이 무너뜨리기 때문에 (환경파괴;;)
그 산에 있는 나무는 전부 건설회사의 소유가 되는 데.
(사실 우리나라는 목재감이 되는 좋은 나무는 없으니 거의 버려진다. 땔감으로 쓰던지..)
목재감이 되기 안 좋은 것들 중에 또 예쁘고 멋진게 많이 때문에 항상 좋은 나무들을 많이 가져 온다.
그래서 항상 취미 생활로 할머니댁에 심어서 키우는 데, 정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번번히 나무가 말라죽어버리기 일쑤..
아무튼 심은 나무만 수백그루, 집에서 분재, 난으로 키우는 것도 엄청 많을 꺼다.
(물론 그 동안 베어버린 나무는 수만그루와 관리를 잘 못해서 죽인 나무가 95%지만.)
지금도 실험과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다.
시골 할머니 댁에 갈 때마다 항상 다른 나무가 심어져 있다.
(죽어버린 나무는 치워버리고 새로 심은 것들..)
과일 나무를 심기도 하고 그냥 소나무를 철사로 잘 고정시켜서 모양을 예쁘게 만들 때도 있다.
가위손에 나오는 정원수를 심어서 거북이 모양도 만들고 (사실 다른 모양은 못 만든다.;;)
포도 나무, 사과나무, 배나무(전남 나주의 특산이기 때문에 옆 고장이니 잘 되는 편이다.)...
그리고 댐 공사등을 하다보면 죽은 새들이나 짐승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데,
고기는 먹고 (건설회사 사람들은 일년 내내 출장이고 도로라는 도로는 다 지나다녀서 맛있는 곳도 많이 안단다.)
껍질은 박제로 만들어서 전시해 둔다.
우리 집에도 오리가 한 마리 있다.
원래 꿩, 학 등... 엄청 많은 데, 내가 새라면 기겁을 해서 가장 덜 무서운 오리만 두고
전부 삼촌댁과 할머니 집에 있는 거다.
그동안 키운 나무 - 정원수, 과실수 등.. - 와 박제들만 잘 팔았어도 아마 부자됐을 텐데.
부를 축적할 목적이 아니라 단지 아버지와 삼촌의 취미였기 때문에 대부분 죽어버린 듯 하다.
요즘도 아버지와 삼촌은 집이 모두 아파트라서 동물은 못 키워서
할머니 댁에 닭도 키우고, 강아지, 오리, 거위 등도 키우는 데.
정작 할머니는 성격이 남성적이셔서 그런 동물 키우는 거 매우 싫어하신다.
(성격이 호탕하고 귀찮은 일은 싫어하심... 뭐든 동네 사람들 줘버리고.
꼼꼼한 편이 아니라서 밭농사는 잘 하시는 데, 논농사처럼 복잡하게 관리해야 하는 건 못하신다.)
한 10년 쯤 더 있으면 아버지와 삼촌도 더 이상 나무가 죽지 않을 정도로 정원사 실력이 쌓일 테고
거기에 사업도 잘된다면 할머니댁은 남쪽에 있는 멋진 별장으로 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벽돌은 붉은 색으로 잘 세워놨지만 집도 한옥과 양옥의 중간쯤 되고, 외풍도 심하고 벌레도 많고, 화장실도 재래식이라
그냥 시골 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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