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2일 토요일

아버지

아버지가 된다면 자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게 참 많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도 보여주고 내 가치관도 설명해 주고


좀 더 구체적인 걸로는 자전거 타는 법, 젓가락 쥐는 법, 옷 입는 법, 청소하는 법, 양치질 하는 법..


뭐 이런 것들 말이다.


 


더 어른이 되서 어린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전에 많이 적어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설명하면 아이들이 더 쉼게 이해할 지,


아이들은 어떨 때 당황스러운지


 


아이들은 숫가락 하나, 계단 하나에도 힘들어 한다.


어른들의 숫가락이 너무 커서 입에 들어가지 않아서 밥을 먹지 못하기도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반찬 투정으로 비춰 질수 있다.)


계단이 너무 커서 오르지 못하고 지치는 건데, 어른들은 자기의 보폭만 생각하고 아이가 어리광을 부린다고 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를 말썽꾸러기로 명명하고


주관이 뚜렷한 아이를 투덜이로 만든다.


 


좀 더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배워야 한다. 우리와 다른 눈높이에 사는 그들(아이들)이 보는 다른 세상을 말이다.


분명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보고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그들에게는 신기하다.


반대로 우리가 신기해 하는 걸 당연하게 보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것도 많이 시도해볼 생각이다. (홈 스쿨링 같은..)


글씨를 뒤집어서 읽는 법이라던지,


클래식을 많이 들려준다던지,


유명한 그림들을 download 받아서 보여주는 것도 해보고


좀 더 쉬우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책들로 역사도 가르칠 생각이다.


"로마인 이야기"나 "삼국지"같은 책들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사회를 공부하게 하고


정치 드라마도 보여주면서 옆에서 나의 해설을 달아주고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볼 생각이다.


주말에 야구장과 축구장에 손잡고 가서 실제 경기를 보면서 체육을 가르치고


산과 바다에 놀러가면서 지리도 가르쳐야 겠다.


애완 동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문제도 생각하게 하고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개미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같은 책을 같이 읽으면서 가벼운 철학과


인간 존재의 문제도 같이 생각해보고 말이다.


 


내가 돌봐줘야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나와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겠다.


(욕심이 너무 큰가? 아이가 힘들어 할게 벌써 걱정이군;;)


 


나같은 사람이 항상 엉뚱한 질문을 던졌을 때,


"그 딴 거 누가 관심이나 가지겠어요."라고 대답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겠다.


(나같이 엉뚱한 사람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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