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1일 금요일

외가

우리 외가는 '조'씨 집안인데.


그래서인지 '조'씨 성을 가진 사람을 보면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내가 '주'씨지만 '주'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보다 외가의 성을 가진 사람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


(그렇다고 가문에 집착하고 유교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건 아니다. 단지 심리적인 이유로..)


 


아마도 그것은 외가나 친가의 분위기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양쪽 다 서민적인 분위기인데, 친가는 좀 더 가난하고 거친면이 있다.


외가쪽 사람들은 온화하다, 부드럽다 라는 이미지가 많이 있는 데.


친가쪽 사람들은 약간 거칠다, 가난하다. 뭐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


(30년 전 가족의 경제적인 면을 보면...)


 


외가쪽이 큰집이고 가족 수도 더 많고 (직계는 비슷하지만 방계쪽으로 더 많다.)


예의범절도 좀 더 따지는 것 같고, 증조할머니도 오래 살아계셨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지금도 살아계시니까.


반면에 친가쪽은 큰집이 아니라서 명절에 사람도 적게 모이고, 그나마 잘 안오는 편.


그리고 할머니도 혼자 사신다.


 


음식도 외할머니가 친할머니보다는 잘 하시는 것 같고.


시골집도 더 크다. 겨울에 난방도 더 잘되고.


교육도 좀 더 많이 받았고.


 


공통적인 건 아버지, 어머니 모두 집안에서 가장 뛰어난 자식들인 것 같다.


(두 분다 첫째 자식도 아니고 수입이 가장 많은 것도 아니지만 지적인 면이나, 리더쉽을 봤을 때..)


 


그리고 외가는 한국 사회에서 상당히 편리한 면이 있다.


성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소극적으로 움직이거나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고 (보수적인 집안 행사에서 자유로움)


친척이라는 명분을 이용할 수도 있다.


친척이면서도 성이 달라서 잘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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