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 악극은 중세 유럽에 널리 전해져 내려온 전설을 소재로 한 것이다. 바그너가 이 소재를 택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연애 경험이 큰 이유이다. 그 당시 친구 부인과 연애 관계를 가진 바그너는 이성으로 그 실연을 극복했다. 그리하여 그 괴롭고 쓰라린 심정을 이 작품 속에 승화시켰던 것이다.
"리엔치"와 같은 전제정치에 대한 반항도, "탄호이저"와 같은 반교회적 관념도 이 작품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숙명적 비극이 담겨진 연애로서 지상에서는 해결되지 못할 괴로움을 그린 것이다. 연애를 방해하는 것은 권력도 교회도 아니고 그 연애 자체에 이미 그 요소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는 죽음으로써 그 해결점을 찾았던 것이다.
"전쟁터에서 약혼자를 잃은 이졸데는 우연하게 그 원수를 치료한다. 치료 도중 그가 바로 원수인 트리스탄인 것을 알고 죽이려 하지만 그의 눈과 마주치자 차마 죽이지 못하고 완쾌시켜 보낸다.
그런데 묘하게도 트리스탄의 삼촌인 왕의 부인으로 이졸데가 선정되어 트리스탄이 이졸데를 데리러 온다.
마음 속으로 결혼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주위의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배를 타고 떠난다.
위의 줄거리가 1막 전에 일어난 사건의 줄거리이다.
제 1막: 아일랜드에서 콘위르로 항해하는 배의 갑판.
이 제 1막의 전주곡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의 내면적인 진정을 표현한 것으로 사랑의 고백과 탄식과도 같은 것이다.
희망과 두려움, 탄식과 희망, 기쁨과 슬픔 등이 표현되어 힘찬 박력으로 음악이 고조되었다가는 몸부림치듯 궁극의 해결점을 갈구한다. 그 모든 것을 바다에 쏟아 버리려는 몸부림 끝에 힘이 다하여 동경의 세계속으로 빠져 버린다.
갑판 위에 천막이 쳐 있고 거기에 이졸데가 누워 있다. 선원들의 노래가 끝나자 이졸데가 일어나 시녀에게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배는 이미 콘워르 해안에 이르렀고 그 해안에는 남편이 될 마르케 왕이 기다리고 있다. 이졸데는 상륙하고 싶지 않다고 고함치며, 폭풍이 불어 배가 침몰했으면 좋겠다한다.
트리스탄이 배의 키를 잡고 있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에 대한 사랑의 괴로움을 말하고 시녀에게 트리스탄을 불러 오라한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키에서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이졸데는 지금까지의 모든 사실을 시녀에게 이야기하고 나서 그이도 죽이고 자신도 죽을 결심으로 독이 있는 술을 시녀에게 준다.
선원들이 노래하며 배가 육지에 도착한 것을 알린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이 와서 사죄하지 않으면 내리지 못하겠다고 버틴다.
죽음을 각오한 이졸데는 시녀에게 독주가 든 잔을 준비시키고 시녀와 이별한다. 이 때 트리스탄이 나타난다. 트리스탄은 이졸데에게 그녀의 약혼자였던 모롤드 경의 원수인 자기를 죽여 달라고 한다. 이졸데는 마르케 왕의 용감한 부하인 트리스탄을 죽일 수 없다고 대답한다.
두 사람이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진 않지만 오케스트라가 사랑의 모티브를 연주하여 분위기의 효과를 낸다.
트리스탄이 이졸데가 들고 있는 잔을 빼앗아 마신다. 이졸데는 그것을 다시 빼앗아 남은 반잔의 술을 마신다.
그러나 실제로 이 잔에는 독약이 들어 있지 않았다. 시녀가 독약 대신에 사랑의 묘약을 넣은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이름을 부르며 포옹한다. 이 때 선원들이 콘워르 만세를 부르는 소리와 육지에서 부는 환영의 트럼펫 소리가 들린다.
제 2막: 마르케 왕 궁전의 정원.
먼저 서곡이 연주된다. 이졸데 방으로 통하는 돌계단이 있고, 횃불이 어두운 밤을 밝혀 주고 있다.
마르케 왕은 사냥을 나갔다. 이졸데는 시녀에게 트리스탄을 만나겠다고 한다. 시녀는 이졸데 공주에게 왕의 부하가 나쁜 술책을 쓰고 있으니 주의하라고 한다.
불을 끄고 트리스탄을 부르라고 시녀에게 시키나 시녀는 주저한다. 그러자 이졸데 자신이 불을 끄고는 수건을 흔들어 트리스탄에게 신호한다. 그는 달려와 서로 껴안고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때 고금의 명 2중창인 "아! 우리들을 묶어라. 사랑의 밤이여"를 부른다. 기쁨이 절정에 이르른 그들은 "죽자"하고 고함친다.
얼마 후 탑 위에서 망을 보던 시녀가 소리쳐 경고한다. 그러나 사랑에 취한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트리스탄의 부하가 알릴 때는 이미 늦어 왕과 부하들이 나타난다. 아내와 부하에게 배신당한 왕은 비통한 기분으로 서 있다. 왕의 힐책에 트리스탄은 아무 대답도 앖는다. 이졸데는 이제 트리스탄과는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 한다.
왕의 부하가 칼을 빼어 덤비자 트리스탄은 칼을 버리고 그 부하의 칼에 상처를 받고 자기 부하의 팔에 넘어진다. 이것을 본 이졸데는 트리스탄의 가슴에 몸을 던진다.
제 3막: 브리타니에 있는 트리스탄의 집 정원.
부상을 당하여 집에 운반되어 온 트리스탄. 사랑의 고민을 나타내는 음악이 이 3막에 최고조로 연주된다.
조용한 탄식과 같이 서곡이 연주되고 멀리서는 목동의 피리 소리가 한층 처량하고 구슬프게 들려 온다. 얼마 후 목동들이 나타나 트리스탄의 괴로움을 보고 근심스런 빛으로 사라진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트리스탄은 사랑의 꿈과 차츰 인식되는 현실과의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이졸데와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부하는 이해하지 못한다.
트리스탄을 사랑하는 이졸데의 배가 이 곳으로 오고 있지만 트리스탄이 숨지기 전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그의 부하는 생각하고 있다. 트리스탄은 그 부하를 보초탑으로 보낸다. 이 때 목동들의 즐거운 피리소리가 들리는데 이것은 배가 도착했다는 신호이다.
트리스탄은 아픈 상처를 잊고 일어나려고 하며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트리스탄을 부르는 이졸데의 소리도 들린다.
트리스탄은 이졸데와 포옹하고는 곧 숨진다. 이졸데가 실신하여 그 시체 위에 쓰러진다.
그 때 한 척의 배가 해안에 도착했다고 목동이 피리로 알린다. 마르케 왕이 그의 부하들과 이 곳에 온 것이다. 트리스탄의 부하는 이들과 싸워 한 사람을 죽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히고는 트리스탄 시체 옆에 넘어져 죽는다.
그러나 마르케 왕은 이들을 해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이졸데의 시녀로부터 사랑의 술에 관한 이야기등을 듣고 두 사람을 결합시키기 위해 이 곳에 온 것이다.
잠시 정신을 회복한 이졸데는 저승에서 그와 만나 행복하게 지낼 것을 믿으며 환희속에 트리스탄의 시체 위에 쓰러져 죽는다. 이 때 부르는 "사랑의 죽음"이란 극적인 노래는 유명하다. (3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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