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작곡 : 푸치니
작사 : 아다미 ·시모니
종류 : 오페라
구성 : 전3막
제작연도 : 1926년
본문
전3막. 대본은 아다미와 시모니의 합작에 의한 것이며, 작곡자가 제3막 일부까지 작곡하고 사망하였기 때문에 그의 제자 알파노가 완성, 1926년 4월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투란도트는 다탄인(人)에 대한 복수를 위하여 자기에게 구혼하는 젊은이들에게 3가지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면 사형에 처하였다. 여기에 다탄인 왕자 카라프가 나타나 그 수수께끼를 풀지만 투란도트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카라프는 그녀에게 "나의 정체를 오늘밤 안으로 밝혀내면 내가 죽고, 밝히지 못하면 사랑을 받아들여 부인이 되라"고 한다. 이때 카라프의 아버지 치무르와 카라프를 사랑하는 노예의 딸 류가 체포되어 왕자의 이름을 대라고 강요당하지만 류는 사랑하는 카라프를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카라프의 열렬한 사랑에 감동되어 투란도트도 드디어 마음을 돌려 카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한국에서는 1972년 10월 국립오페라단(이남수 지휘)에 의해 서울 시민회관에서 초연되었다.
제1막 북경의 성문 앞
관리가 나타나서 투란도트 공주의 신랑이 될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은 왕자이어야 하며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 수 있어야 하며 만약 풀지 못하면 목이 잘린다고 말하고 페르시아 왕자는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여 처형된다고 포고한다. 군중들은 처형하는 것을 보러 가자고 떠든다. 군중 틈에 섞여서 타타르의 왕 티무르와 왕자 칼라프가 여종 류를 데리고 나타난다. 티무르는 싸움에 패하여 신분을 속이고 북경에 온 것이다. 그때 구름 사이로 달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달에게 기도를 올리고 멀리서는 어린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투란도트 공주가 궁전 테라스로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칼라프는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티무르와 류가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수수께끼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왕궁 문 앞에 걸어둔 동라(銅羅)를 두들기려 한다. 그때 페르시아 왕자의 '투란도트'라고 소리치는 최후의 절규가 들린다. 환관인 핑, 퐁, 팡이 나타나서 칼라프에게 무모한 도전은 그만두라고 충고하지만 칼라프는 더욱 결심을 굳힌다. 그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 처형당한 왕자들의 망령이 성벽에 나타나서 죽어도 공주를 사모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목을 자른 관리가 페르시아 왕자의 목을 가지고 나타난다. 류는 울면서 제발 그만둬 달라면서 노래를 부른다. 아리아 〈왕자님, 들어 주세요 Signore, ascolta!〉. 거기에 응답하여 칼라프는 다정하게 류를 위로해준다. 아리아 〈울지 마라, 류야 Non piangere Liu!〉. 칼라프는 기필코 수수께끼를 풀어 공주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모두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동라를 두들겨서 투란도트라고 큰소리로 세 번 불러 공주가 내는 수수께끼에 도전한다. 그것을 본 핑, 퐁, 팡 등 세 대신은 젊은이의 무모함을 큰소리로 비웃는다. 북경 시민들의 대합창으로 막이 내린다.
제 2 막
[제 1 장] 커튼으로 차단된 막사
핑, 퐁, 팡이 나타나서 투란도트 공주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가 희생되었음을 말하고 어서 빨리 공주님의 마음이 풀려 사랑의 밤을 맞이할 수 있기를 재미있게 노래한다.
[제 2 장] 궁전 앞 광장
군중들은 수수께끼를 푸는 것을 보려고 흥분하여 모여든다. 관리들이 군중들을 양옆으로 정리하자 정면의 높은 계단 위에 황제가 나타난다. 황제는 엄숙한 규칙을 젊은이에게 알린다. 투란도트가 나타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리아〈먼 옛날 In questa reggia〉. 공주는 옛날 아름다운 공주가 적에게 붙잡혀 비명에 죽은 원수를 갚기 위하여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젊은이는 생명을 바쳐야 한다고 말하고 수수께끼를 내놓는다. 칼라프는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정확하게 풀어낸다. 답은 '희망' '혈조(血潮)' '투란도트'였다. 수수께끼가 풀려 모두 크게 기뻐한다. 공주는 처녀의 몸을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고 황제에게 호소한다. 그러나 황제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공주의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것을 보자 칼라프는 나의 이름을 내일 아침까지 알아맞히면 당신에게 나의 생명을 바치겠다고 공주에게 말한다.
제 3 막
[제 1 장] 궁정의 뜰
궁정의 명령으로 북경의 관리들은 한 사람도 자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알아보고 있다. 칼라프가 나타나서 노래를 부른다. 아리아〈아무도 자지 못하고 Nessen dorma〉. 핑, 퐁, 팡은 칼라프에게 젊은 여자나 금은보화를 보이면서 유혹하거나 위협하기도 하면서 이름을 알아내려 하나 성공하지 못한다. 그때 병사들이 티무르와 류를 잡아온다. 사람들이 이들 두 사람이 그 젊은이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고 고하여 핑은 고문을 해서라도 이름을 알아내려 한다. 류는 자기만이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서 티무르를 감싸자 병사들은 류를 고문하지만 아무리 해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이때 공주가 나타나서 이것을 보고 어떻게 그처럼 격렬한 힘을 갖고 있는지 류에게 묻는다. 아리아〈그것은 사랑의 비밀 Tanto amore segreto〉. 다시 고문이 격렬해지고 류는 계속 노래를 부른다. 아리아 〈차가운 마음도 이제 풀리리 Tu che di gel sei cinta〉. 류는 갑자기 병사의 칼을 빼앗아 자결한다. 티무르는 류의 시체를 끌어안고 통곡한다.
홀로 남은 공주에게 칼라프가 살며시 사랑을 속삭이자 공주의 마음도 차차 녹기 시작한다. 그는 공주를 끌어안고 살며시 입을 맞춘다. 처음 맛본 입맞춤에 공주의 마음은 부드러워지고 눈에는 눈물조차 감돈다. 칼라프는 공주의 귀에 입을 대고 "나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라고 이름을 밝힌다. 그러자 공주는 승리한 듯이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았다고 소리친다.
[제 2 장] 왕궁 밖
군중이 모여든다. 공주는 황제 앞에 칼라프를 데리고 가서 이 자의 이름을 알아냈다고 말하고 '그 이름은 사랑'이라고 소리친다. 군중의 환호 속에 막이 내린다.
제 1 막 「북경 왕궁 근처의 광장」
해질 녘 성문 앞. 관리가 나타나 투란도트 공주의 신랑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반드시 한 나라의 왕자여야 하고 또 공주가 내놓은 수수께끼 3가지를 풀어야 하며 만약 그 수수께끼를 다 풀지 못하면 목이 잘려 죽어야 한다고 말하고, 오늘 저녁 달이 뜰 무렵 문제를 맞추지 못한 페르시아의 한 왕자가 참수당할 예정이라고 선포한다. 소식을 들은 군중이 제각기 처형 광경을 보러 가자고 일제히 몰려들어 소란을 피우자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위병들이 출동한다. 소란통에 한 눈 먼 노인이 쓰러지고 동행하던 처녀가 도움을 청한다. 그 목소리를 듣고 "아버님!"하고 달려온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지금까지 행방불명으로 소식이 끊겼던 노인의 아들 칼라프였다. 노인은 지난날 타타르 국의 왕이었던 티무르이다. 전란으로 나라를 잃고 충직한 여자 몸종인 류의 부축을 받으며 신분을 감춘 채 북경에 와 있었던 것이다. 도끼날을 갈고 있는 망나니들 앞에서 왕과 왕자는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마침 달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자 군중들은 달에게 소원을 빈다. 멀리서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투란도트 공주가 궁전 위 난간에 나타난다. 사형장으로 향하는 페르시아 왕자를 보고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라고 외치지만 공주 투란도트는 차갑게 사형을 집행하라고 명한다. 여기서 칼라프는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고, 그만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곧 그는 아버지 티무르와 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수수께끼를 풀어보리라 결심하고 왕궁 대문 앞에 매달아둔 징으로 달려간다. 막 징을 치려는 순간 저 멀리 사형장에서 페르시아 왕자의 "투란도트~!"하고 외치며 죽는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관리들인 핑, 팡, 퐁이 나타나 칼라프를 보고 어리석은 도전일랑 하지 말라고 야유섞인 말투로 충고하지만 칼라프는 물러나지 않고 더욱 결심을 굳힌다. 그 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 죽은 왕자들의 망령이 나타나 죽어서도 공주를 그리워한다는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망나니가 사형집행이 끝난 페르시아 왕자의 목을 가지고 등장한다. 류가 울면서 "들어주세요 왕자님(Signore, ascolta!)"를 부르며 칼라프에게 제발 무모한 도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만, 칼라프는 "울지마오, 류!(Non piangere, Liu)"를 부르며 결코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이를 지켜본 핑, 팡, 퐁이 젊은이의 무모함을 비웃고, 북경시민들이 일제히 부르는 합창속에 막이 내린다.
제 2 막
[제1장 ㅣ 막사]
황제의 심복 부하인 핑, 팡, 퐁이 들어와 지금까지 투란도트에 반해 수수께끼를 풀려고 도전했다가 죽은 13명의 청년들에 관해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며 하루빨리 공주의 마음이 풀려 사랑의 밤을 맞이하기를 빈다.
[제2장 ㅣ 궁전 안뜰]
군중들이 칼라프의 수수께끼 풀이과정을 보려고 모여든다. 왕의 옥좌 근처에 8명의 현자가 수수께끼의 답을 갖고 서 있다. 관리들이 군중을 양쪽으로 갈라 세우자 정면의 커다란 층계위에서 황제가 나타난다. 황제는 이 수수께끼 풀이의 청혼의식이 엄정한 것임을 젊은이에게 알린다. 곧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하여 아리아 "이 궁전 안에서(In questa reggia)"를 부르기 시작한다. 오랜 옛날 선조였던 아름다운 여왕이 적에게 붙잡혀 능욕당하고 죽은 원한을 갚기 위해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알리며 문제를 내기 시작한다.
"어두운 밤에 떠 다니고 모든 사람이 찾아 헤매며, 밤에 생겨났다 아침에 죽는 것은?" ..... "희망(La Speranza)", "불길같이 타오르고 저녁 노을처럼 붉으며 때로는 꽁꽁 얼어붙기도 하고 목소리까지 들리는 것은?" .... "피(Il Sangue)", "불을 붙이는 얼음이란?" ..... "투란도트(Turandot)".
이렇게 칼라프는 차례로 문제를 다 맞추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청중은 기쁨의 환성을 지르지만 정작 칼라프가 수수께끼를 다 맞춘 데 대해 화가 난 공주는 결혼하기 싫다고 황제에게 호소한다. 그러나 황제는 한번 한 서약은 굽힐 수 없다고 단호히 딸의 요청을 거절한다. 황제 부녀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던 칼라프가 "만일 내일 아침까지 이곳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자신은 결혼을 포기하고 목숨까지 내 놓겠다(Il mio nome non sai. Dimmi il mio nome. Dimmi il mio nome prima dell'alba, e all'alba morirò…)"고 공주에게 제의한다.
제 3 막
[제1장 ㅣ 궁전 안의 정원]
별빛 쏟아지는 밤. 삼엄한 분위기가 온 도시를 감싸고 있다. 왜냐하면 투란도트 공주가 북경의 모든 관리들에게 칼라프의 이름을 알아낼 때 까지 그 누구도 잠자면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본 칼라프가 성 안에서 혼자 조용히 아리아 "아무도 잘 수 없다(Nessun dorma)"를 노래한다. 핑, 팡, 퐁은 미녀와 갖가지 금은보화를 미끼삼아 칼라프의 이름을 밝혀내려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갑자기 티무르와 류가 붙잡혀 들어온다.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이 그 젊은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하므로 핑이 이제야 기회가 왔다는 듯이 서둘러 나선다. 류는 티무르를 구하려는 마음에서 그 노인은 아무것도 모르며 자기만이 그의 이름을 안다고 주장한다. 병사들이 갖은 고문을 다 가해도 그녀는 결코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투란도트 공주가 나타나 어쩌면 그토록 모진 악형에도 이기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류가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비밀"이라고 대답한다. 더욱 고문이 심해질수록 "얼음으로 둘러싸인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하고 절창한다. 자기는 이제 죽지만 공주님도 머지않아 그를 사랑하게 되리라고 말한 뒤 고문관리의 단검을 빼앗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티무르는 보이지 않는 손을 더듬으며 그녀의 주검을 붙잡고 통곡한다. 얼마 후 사람들이 류의 시체를 들어내고 차츰 하나씩 그 자리를 떠난다.
혼자 남은 투란도트 공주에게 칼라프가 조용히 다가와 따뜻이 사랑의 말을 속삭이자 이윽고 그처럼 얼었던 그녀의 마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그는 잔뜩 도사리고 있는 공주의 몸을 느닷없이 와락 껴안으며 입을 맞춘다. 처음 맛 본 입맞춤에 공주의 마음은 완전히 풀리고 눈물마저 글썽거린다. 이에 칼라프는 투란도트 공주의 귀에 대고 "나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그러자 투란도트 공주가 갑자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드디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아냈다고 소리친다.
[제2장 ㅣ 궁전 안]
날이 밝고 군중들이 모여있다. 공주가 황제 앞에서 "드디어 이 사람의 이름을 알아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곧 칼라프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며 긴장한다. 공주는 "그의 이름은... 사랑~!" 이라고 외치자 긴장했던 모든 군중들은 일제히 환호하고 그 둘의 결혼을 축하하며 막이 내린다.
주요 아리아와 중창, 합창
1. 들어주세요 왕자님(Signore, ascolta!) [제1막, 류(소프라노)]
푸치니가 좋아하는 여인상의 하나가 류이다.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려는 왕자를 만류하는 내용의 서정적인 아리아이다. 리릭 소프라노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꼽힌다.
"왕자님 들어주세요, 아! 들어주세요! 류는 더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아, 당신의 이름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당신의 이름을 입에 떠올리며 정말 오랜 세월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허나 내일 당신의 운명이 파멸로 끝난다면, 우리는 유랑의 길에서 죽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아들을 잃고.. 그리고 저는.. 미소의 그림자를... 류는 더이상 견디기 어렵습니다. 부디 불쌍히 여겨 주세요..!"
2. 울지마오, 류! (Non piangere, Liu!) [제1막 , 칼라프(테너)]
만류하는 류를 따뜻이 위로하면서 왕자는 자기가 죽은 뒤 눈먼 아버지를 잘 돌보아 달라고 당부한다.
"울지마오, 류! 아득한 옛날 내가 네게 미소를 지었다면, 그 미소를 위해 귀여운 아가씨여, 귀담아 들어다오. 네 주인이 내일 세상에 아마 홀로 남게 되리라.. 부디 아버지의 곁을 떠나지 말라! 그분과 함께 떠나라! 그분의 유랑길을 편하게 해 드려라! 오, 불쌍한 류여, 이것이 더이상 미소지을 수 없는 내가, 변치 않는 작은 마음에 간청하는 말이다.. 다시는 미소지을 수 없는 내가!"
3. 이 궁전 안에서(In questa reggia) [제2막 , 투란도트(소프라노)]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는 칼라프를 높은 단 위에서 노려보며 투란도트가 지금까지 쌓여온 선조 여왕의 원한을 줄줄이 밝히고 결국 어느 누구도 자기를 차지하지 못하리라고 외치는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박력 넘치는 아리아이다.
"이 궁전 안에서 수천년 전부터 절망의 외침 소리가 울려왔다. 그 외침은 혈통을 타고 흘러내려 내 피 속에도 스며 있다. 내 선조 로우링 여왕은 온순 청아하여 평화로운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으나, 오랑캐의 위협에는 단호하게 맞섰으며, 그 긍지가 내게도 있다. 누구나가 다 기억하는 당시의 당황, 전율, 칼 방패의 메아리. 나라는 격파당하고 조국 땅은 뒤집혀서 나의 선조 로우링은, 너희같은 외국 놈에게 능욕당하고, 그 두렵던 한밤, 싱싱한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온갖 곳에서 황자들이 긴 대상을 거느린 채 운명을 걸고 찾아와도, 나는 여왕의 한을 풀고, 그 순결, 고뇌, 죽음을 보상 받겠다. 나는 누구의 것도 되지 않겠다. 여왕을 죽인 공포가 내 마음 속에 되살아 난다. 그렇다, 나는 누구의 것도 되지 않겠다. 끝까지 오욕을 모르는 자의 자존심이 내 속에 숨쉬고 있다. 외국인이여, 운명에 대적하지 말라. '수수께끼는 세가지, 죽음은 하나'
4. 아무도 잘 수 없다(공주는 잠 못이루고 Nessun dorma) [제3막 , 칼라프(테너)]
남들이 이름을 알면 안되는 외국의 왕자 칼라프는 투란도트가 내 놓은 수수께끼 3개를 거뜬히 풀어버린다. 군중은 축하의 환성을 지르지만 투란도트는 자기가 졌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를 굴복시키기 위해 "내일 아침까지 자기 이름을 밝혀내면 승리를 거두어 들이고 대신 목숨을 내 놓겠다"고 알린다. 투란도트는 즉시 "이름을 알아낼 때 까지 어느 누구도 잘 수 없다"는 명령을 내리고 온 거리를 뒤져 이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라고 관리들을 독촉한다. 그 명령을 알리는 관리들의 목소리를 듣고 왕자(칼라프)는 "아무도 잘 수 없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날이 새면 곧 다가올 승리에 대한 확신을 다짐한다.
"아무도 잘 수 없다, 아무도 잘 수 없다.. 공주여, 그대 역시 차가운 방에서 별들이 사랑과 희망으로 떨고 있음을 지켜보고 있다. 허나 비밀은 밀봉되어 있어, 어느 누구도 내 이름을 알 수는 없다. 그렇다, 그대의 입술 위에 내가 알려 주리라, 햇빛이 빛나기 시작할 때에, 그리고 내 입맞춤으로 침묵의 입을 열게 하리라, 당신은 내 것이라고. 밤이여 사라져라, 별은 꺼져라, 동이 트면 내가 승리한다. 승리한다. 승리한다."
5. [류의 죽음] 얼음으로 둘러싸인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 [제3막 , 류(소프라노)]
왕자의 이름을 대라고 몰아세우며 고문을 가하지만 류는 입을 악물고 견딘다. 그만 지쳐버린 공주가 도대체 혹독한 고문에도 굴복하지 않는 류의 강인한 힘의 근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류는 서슴없이 "사랑"이라고 대답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의 마음도 왕자의 뜨거운 불길에 녹을 것이라고 예언한 뒤 위병의 단검을 빼앗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통하고 구슬픈 노래이다.
"얼음으로 둘러싸인 공주님의 마음도, 그토록 뜨거운 불길에 녹아서 그분을 그만 사랑하게 될 겁니다. 이 밤이 지새기 전에 힘없이 저는 두 눈을 감습니다. 그분이 한 번 더 이기기 위하여, 그분을 제가 다시 못보게 되는 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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