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란 무엇인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그들에게서 '수학은 수에 대한 연구'라는 대답을 들을 것 이다. 이 대답은 실은 2500년 전에는 옳았지만 그 이후에는 정확하지 않은 수학에 대한 묘사이다. 실제로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역사가 흐르면서 수 차례 바뀌었다. 기원전 500년까지 -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수학의 시대-에 수학은 거의 산술만으로 구성되었다. 수학은 실용적인 기술을 다루었다.
기원 전 500년부터 AD300년 까지는 그리스 수학의 시대이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은 주 로 기하학에 관심을 두었다. 그들은 수를 길이의 척도로서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고려했으며, 무리수를 발견하고부터 수에 대한 그들의 연구는 거의 정지하였다. 그리스인들에게 수학은 수와 형태에 대한 연구였다. 수학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관심은 단지 실용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수학을 심미적이고 종교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지적탐구라고 생각했다. 탈레스는 수학에서 명확히 주장된 논설은 형식적 논법에 의해 논리적으로 증명될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도입했다. 그리스인의 이러한 접근방식은 유클리드의 원론(Element)의 출판으로 집대성되었다. 원론은 성경 다음으로 전 시대에 걸쳐 가장 널리 유포된 책이다. 뉴턴과 라이프니쯔가 미적분학을 발견한 17세기 중엽까지 수학의 본질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미적분학은 운동과 변화에 대한 연구이다. 운동과 변화를 다루는 기법의 도입과 함께 수학자들은 행성의 운행,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 기계의 작동, 액체의 흐름, 유행병의 확산, 비행, 이율의 변동 등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후 수학은 수, 형태, 운동, 변화, 공간에 대한 연구가 되었다.
미분적분학과 관련된 초기 연구의 대부분은 물리학의 연구로 방향을 잡았다. 당시의 위대한 수학자중 많은 사람은 물리학자로도 간주된다. 그러나 18세기 중엽부터 수학자들은 미적분학이 인류에게 끼치는 거대한 영향력의 배후임을 이해하려고 시도함에 따라서 수학의 응용만이 아니라 수학 자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되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수, 형태, 운동, 변화, 공간 등과 이런 연구에 사용되는 수학적인 도구에 대한 연구가 되었다.
이에 따라 수학에도 매우 새로운 분야가 많이 생겨났다. 20세기 초기에 수학은 산술, 기하, 미적분학등과 같이 약12 가지의 서로 다른 분야로 구성되어있다고 간주할 수 있었으나 기하, 대수 등의 일부 분야는 여러 작은 분야로 분리되었고 복잡성이론 또는 동력학계 이론 등의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연구분야이다. 수학의 이런 엄청난 성장 때문에 우리의 질문에 대한 간단한 해답을 찾는 것이 어리석은 시도일 수도 있다. 어떤 특별한 연구는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방법, 즉 사용된 방법론 때문에 수학으로 분류된다. 현재 대부분의 수학자가 동의하는 수학은 양식의 과학(Science of patterns)이라는 수학에 대한 정의가 출현한 것은 20년 남짓되었다.
수학자가 연구하는 것은 추상적인 양식(pattern)이다. 즉 수치적 양식, 형태의 양식, 운동 의 양식, 행동의 양식이고 이들은 정적이거나 동적일수 있고, 질적이거나 양적일 수 있으며 시각적이거나 정신적일 수 있다. 이들은 주위의 세계로부터 나타날 수도, 시공간(Space-Time)의 깊은 곳으로부터, 혹은 인간 정신의 내부작용으로 부터 나타날 수도 있다. 무관심한 관찰자에게도 분명한 현대 수학의 이면은 대수적 표현, 복잡해 보이는 공식, 기하적 도식과 같은 추상적 개념의 사용등이다. 이 중에서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수학자의 의존은 그가 연구하고 있는 양식들의 추상적인 본질을 반영한다. 실재의 다른 면들은 서로 다른 형태의 묘사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낯선 도시에 온 이방인에게 길을 알려주기 위하여 지도를 그린다. 음악의 표기법은 아마도 악보를 연주하는 것과는 달리 음악을 전달하는 가장 적절한 매개체일 것이다.
여러 종류의 추상적이고 '형식적인' 양식, 추상적인 구조의 경우에는 묘사 또는 분석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수학적 개념, 과정, 표기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수학의 기호 표기법은 덧셈과 곱셈의 일반적인 행동 특성을 묘사하고 분석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다. 예로, 덧셈에 관한 교환법칙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수 있다. 두 수를 더할 때, 그들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통상 다음과 같은 기호로 나타낸다. m+n=n+m
수학의 복잡도와 추상화 정도에 따라 추상적 표기의 사용이 계속 증가하게 되었다.그러나 수학책이 기호로 가득 차더라도 수학적 표기가 수학은 아니다. 이는 악보와 음악과의 관계와도 같다. 음악자체는 악기에 의해 연주될 때 얻어진다. 즉 음악은 인쇄된 종이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종이위의 기호는 단지 수학의 표현에 불과하다. 수학은 읽혀질 때 독자의 마음 속에서 살아 숨쉰다.
수학과 음악은 모두 매우 추상적인 표기법을 갖고 있고 고유한 구조적인 규칙들에 의해 지배된다는 유사성 때문에 많은 수학자들이 어느 정도의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음은 놀란운 사실이 아니다. 물론 차이점이 존재한다. 음악의 경우 그것을 경험하고 즐기는데 고도의 음악적 훈련은 요구되지 않는다 (대중성). 그러나 수학의 역사를 통해, 수학을 음미하는 방법은 기호를 '눈으로 읽는' 방법을 통해서였다. 비록 수학의 구조나 양식은 모든 면에서 음악의 구조 및 양식과 마찬가지로 인간 마음의 구조를 반영하고 인간의 마음을 반영하지만, 인류는 귀로 음미할 수 있는 수학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컴퓨터와 비디오 기술의 발달이 수학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도 어느 정도 수학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용자의 조작을 통해 시행시키는데 컴퓨터를 사용하고, 그 결과를 시각적인 형태로 화면에 나타낼 수 있다. 비록 작은 부분이나 수학자가 수학을 연구할 때 경험하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점을 일반인에게 전달할수 있게 되었다.
대수적 기호가 없었다면 수학의 많은 부분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실, 이것은 인간의 인지능력과 관계있는 심오한 문제이다. 추상적인 개념의 인식과 적절한 언어의 발달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추상적인 존재를 표현하기 위한 문자, 언어, 그림등과 같은 기호의 사용은 하나의 실재로서 그 존재의 인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호의 존재는 그 개념에 대해 생각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수학의 이러한 언어학적 측면은 수학의 알고리즘익 계산적인 측면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는 종종 간과된다. 수학에서의 추상화 수준과 이러한 추상화에 대처할수 있는 표기법에 대한 필연적인 요구는 수학의 많은 부분이 어쩌면 대부분의 일반인에게 영원한 숨겨진 채로 남을 것임을 뜻한다.
양식의 과학으로서의 수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이며 사회적인 세계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의 내적 세계 모두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수학의 가장 위대한 성공은 의심할 바 없이 물립적인 영역이었다. 이 곳에서 수학은 과학의 여왕이며 시녀라고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인간의 창조물로서 수학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인간자체에 대한 연구이다. 왜냐하면 수학의 토대를 형성하는 실재 중 어떠한 것도 물리적인 세계에 존재하지않기 때문이다. 수, 점, 선, 평면, 곡면, 기하학적 도형, 함수 등은 인간의 총체적인 정신에 존재한는 순수하게 추상적인 실재이다. 하늘에 대한 연구가(천문학) 과학적 사고를 지배했던 시대에, 갈릴레오는 "자연의 위대한 책은 거기에 씌어진 언어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다. 그 언어는 바로 수학이다."라고 했다. 훨씬 뒷 세대에 놀랍도록 유사한 지적이 나타났다. 1986년 케임브리지의 물리학자 폴킹혼은 "수학은 물리적인 우주의 자물쇠를 여는 추상적인 열쇠이다."라고 썼다. 정보와 통신 및 계산에 의해 지배되는 오늘날, 수학은 열어야 할 새로운 자물쇠를 찾고 있다. 추상적 양식의 과학으로서 수학의 영향을 크건 작건 받지 않는 우리 삶의 일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추상적인 양식은 바로 사고, 통신, 계산, 사회, 삶 자체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수학은 양식의 과학(Science of patterns)"라고 할 수 있다.
답글삭제우리 나라의 수학 교육은 계산(calculation)에 치중해 있는 데.
답글삭제그것은 학생들을 계산기(calculator)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기계적인 수학 방식보다는 진정 양식의 과학으로써의 수학을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추상적인 것을 잘 읽고 표현할 수 있는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