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는 매우 길이 복잡하다.
저건 내 맘대로 그려본 지도인데. 저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구불구불하다.
사람들의 파도(wave)에 묻혀 같이 휩쓸려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를 향해서 걸어가는 걸까?
매일, 매 시각, 매 계절마다 이런 지도를 그려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요 point에서 시간당 몇 명의 사람이 오른쪽으로 갔는 지, 왼쪽으로 갔는 지 숫자를 세는 거다. 화살표의 두께는 지나간 사람의 수에 비례하게 한다. 그러면 저런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이 지도는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해류의 순환 지도와 매우 똑같은 데,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어떤 가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지 알게 되니까.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길은 대게 땅값이 비싸다. 코엑스 내부에서도 매우 장사 안되는 곳과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존재하는 데. 저렇게 traffic을 측정하면 좀 더 쉽게 어디가 좋은 곳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각자 자기 가게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많은 지 알 수 있다면 그 쪽 방향을 타겟으로 간판을 새우거나 홍보를 할 수 있다. 도우미가 길 가운데 서 있을 때 팜플렛을 나눠 준다고 하면 양쪽에서 오는 사람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다. 한 쪽 방향의 사람만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현재에도 대략 아침 시간에는 들어오는 사람이 많고 오후 3~4시부터는 양 방향이 모두 비슷하고 저녁 8시부터는 나가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건 알 수 있지만 그건 코엑스 전체에 대한 정보이고 어느 시간에 어디가 사람이 제일 많은 지, 어디로 많이 다니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길의 크기에 비해 사람이 적은 곳을 발견하면 그 곳은 왜 사람이 적게 다니는 지도 알 수 있다. (그런 곳은 장사도 정말 안된다.) 코엑스는 길이 복잡해서 마치 미로같다. 벽처럼 생긴 막다른 골목으로 보이지만 계속 걸어가면 길이 이어진 곳도 있다. 그럴 때는 이 지도를 보고 원인을 파악한 후 벽에 그려진 무늬를 바꿔서 막다른 골목이 아닌 것 처럼 보이게 해서 사람을 유도할 수도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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