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한 4~6학년 때 쯤 바둑 학원에 2달 다녔었다.
머리 굴리는 데 도움도 되고 재미있어서 다녔는 데,
정말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학원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에 속했다.
6살 정도 되는 꼬마들이 한글 읽기 겨우 배우고 하는 데 그렇게 잘 둘 줄이야.
예의를 갖춰서 두지 않으면 지는 사람이 사실 매우 화가 난다.
(꼬마들에게 놀림 당하면 참 슬프다. T.T 물러 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더 다닐 까 했는 데. 신선 놀음이라 중독되면 머리 아프다.
집중해서 두고나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니까.
특히 아버지랑 두는 게 어려웠는 데.
바둑학원 다니기 전까지는 내가 못했지만. 2달 뒤에는 5점 접바둑까지는 내가 이겼다.
(물론 내가 백 잡고 5점 접바둑;)
근데 아버지가 지시니까 계속 자꾸 두자고 하셔서 하루에 4시간 씩 두고
판이 다 끝났는 데도 아버지가 우겨서 못 끝내고 완전 생고문을 당해서.
그 뒤로는 절대로 집에서는 바둑 비슷한 얘기는 안 꺼내고 있다.
바둑판도 내가 어딘가 묻어버렸다. (저 깊숙한 가구 뒷쪽쯤으로..)
바둑에서 제일 힘든건 중간에 자리를 뜰 수 없다는 거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뭐.. 프로라면 기권 이런거 있지만 아버지랑 둘때는 절대 못 빠져 나온다.)
져도 화나면 안되고 포커 페이스 유지도 힘들고 상대가 둘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성격 좋은 사람이랑 한 달에 한 판 정도 두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바둑두자. 기숙사 함 놀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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