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어딘가를 가다가 문고리를 잡게 되었다.
(당연히 문을 열려면 문고리를 잡아야지.)
나도 모르게 문고리가 너무 반들반들하게 생겨있어서
지문이 남았을 까봐 내 지문을 뭉게게 되었다.
문득 어렸을 적이 떠오르는 데,
어느날인가 '어디든 내 지문을 남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첩보영화를 보면 항상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특수 장갑을 끼거나
매우 조심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내고 특수요원처럼 그렇게 돌아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집에 있는 털장갑을 끼고 다니곤 했다.
나는 털장갑을 참 좋아했다.
지문을 남기지 않아야 겠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라면
다른 이유는 겨울이 연상되기 때문이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겨울을 가장 좋아했다.
하얀 눈과 호빵이 좋으니까.
그리고 멜로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털장갑을 짜주거나 선물로 받잖아.
(나중에 실업자되고 시간이 남으면 노년에 털장갑 한 번 짜봐야지.)
나는 뭐든 사소한 사건에서 떠오르는 소재가 많은 거지?
싸이코메트리(물건을 만지면 그것과 연관된 기억이 떠오르는 능력)의
유아 단계인가?
털장갑은 무조건 벙어리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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