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6일 화요일

묵념의 시간

현충일 묵념을 하게 됐다.
사실은 별 생각없이 일어나서 몸이 너무 찌뿌둥하길래
기숙사 옥상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뻘 생각을 하던 중에
저 멀리서 싸이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어디서 불이 난걸까?'하고 생각했는 데,
2초 쯤 여기저기 둘러보니 불은 아닌 것 같고
시계를 보니 10시 정각이었다.

학창시절 그렇게 진지하게 했던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1분간 묵념을 했다.
(옥상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학교 다닐때는 뭐 그리 열심히했나 모르겠다.
매일 아침 학교 방송을 30분간 보고 (매주 1회였던가?)
교장 선생님의 훈화와 담임 선생님의 훈화, 국기에 대한 경례, 묵념, 학급 조회시간.
요즘도 그런거 시킬까?
할 말도 없는 자기 반성과 학급 전체 반성의 시간.

대부분 하던 이야기는
"여기저기 청소가 안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떠들어서 몇 명이 걸렸습니다."
"우리반 성적을 올려야 됩니다."
"군것질을 하지 맙시다."
"어른들께 인사를 잘 합시다."
그런 별 쓸모없는 주제는 뭐 그리 열심히 토론했는 지 모르겠다.
질문도 뻔하고 답도 뻔한걸 뭐가 토론이라는 거지.

차라리 이번 달 생일인 친구는 누구누구이고 생일선물로 뭘 줄지
토론하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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