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4일 수요일

잠수함

기숙사에 들어오면 잠수함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공간에 많은 승무원들(학생들)이 다닥다닥 붙어사는 것도 그렇고,
복도를 뛰어다니는 슬리퍼들도 마치 전투중인 수병들 같다.

가끔씩 새벽 4시에 울려주는 화재경보기도 실감을 더해준다.
"Red alert. Red alert. 3시 방향, 수심 200m에 적함 출현"

밤낮이 바뀌어 아무때나 자고 깨는 KAIST 친구들은 3교대 수병과
같은 패턴의 삶을 살고 있다. 룸메가 깨면 내가 자는 그런 패턴.

거기에 한가지 더해서 이번에 에어컨 공사를 하면서
복도 양편에 파이프 뭉치들이 가득하게 되었다.
거기에 가스통들도 즐비하게 있고 가스통에 기압계 같은 meter들도 붙어있다.
이거 완전 잠수함이잖아.

이제 지구 온난화로 물만 채우면 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어콘 파이프를 좀 더 많이 도배하면
'Matrix reloaded'의 네브갓네살 호 같은 분위기가 될텐데.
지붕에는 EMP panel도 몇 개 박아야지.
아참, 사랑관에는 solar panel이 이미 박혀있다.
그리고 옥상 가보면 위성수신 안테나와 휴대폰 gap filter, 굴뚝,
빨랫줄, 피뢰침, 로프를 걸기위한 고리 등이 가득하다.
이미 준비 끝난 걸까?

@ 일본 학원 SF물이냐? ('다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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