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8일 금요일

환경

3년 전에는 주어진 환경을 상당히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KAIST라는 환경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을 이용하는 나의 자세와 기분 때문이었다고 할까.
나의 감정을 환경에 이입해서 바라봤었다.


사실 00학번과 10대 후반의 코드가 그런 것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남이 해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화만 내는 상태.
다들 의대 가려고 자퇴하고 매일 암울하게 이야기 하던 날들.


지난 며칠간 00학번 친구들을 다시 만나도 상당히 미래를 우울하게 보고 있다.
(이공계 위기라든지 많은 코드들.)
사실 그런 우울함을 내가 조장한 면도 꽤 있다.


반면에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세상을 훨씬 밝고 넓게 바라보고 있다.
KAIST 전산과 80~90년대 학번들을 보면 정말 잘 나가던 시대였던 것 같다.
많은 선배들이 성공해서 우리나라 IT업계를 쥐고 있다고나 할까.
서울대가 대한민국을 쥐고 있다면 대한민국 IT는 KAIST 출신들이 거의 포진해 있다.
(오늘 세미나를 하신 한승기 박사님과 주변 분들도 그런 것 같다.)
사실 00학번은 내가 그곳에 끼기는 늦었다. 이미 그곳의 window는 닫힌 것 같다.
하지만 기회는 참 많다.


뛰어난 친구들을 KAIST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나 혼자 방안에 숨어서 그들이 나를 찾아주기를 기다렸기 때문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다들 각자 열심히 세상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부지런히 나도 같이 뛰어가서 거기에 끼워달라고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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