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16일 월요일

별바라기 사람들을 만나다.

  오늘은 별바라기 사람들을 만났다.
  신촌에서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했는 데.
  30분 동안 후배 2명이 나왔다. (동현이랑 상영이)

  약속을 너무 급하게 잡아서 그런 것 같다.
  한 일주일 전에 공지했어야 했는 데. 하루 전에 말해보고 당일날 잡았더니.
  대부분 친구들이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바쁘거나 자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2시는 너무 이른 시간 인가보다. 지하철도 한산했고
  거리도 복잡했지만..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영화를 보고 (태극기 휘날리며) 나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서
  저녁을 사먹고... 그냥 무심결에 들어간 밥집인데 좀 비쌌다.
  돈까스가 8,500원이라니. 5,000원 이상 되는 밥은 안 먹으려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 데.
  아주 조용하고 여자친구에게 진지한 말을 할 때나 가는 곳인 것 같다.
  남자 3명이 앉아있는 아주 말없는 상황에서 갈 곳은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거는 가볍게 앉아서 수다떨면서 밥 먹는 분위기에 저렴한 식사였다.
  아무튼 먹고.
  (대략 그 때까지 나간 돈을 계산해보니. 하루 일당.)
  같은 돈으로 코엑스에서 놀았으면 더 큰 메가박스에 갈 수 있었을 테고
  (신촌의 작은 극장이나 메가박스가 낮에는 8,000원이었다. 낮에는 역시 비싸구나.)
  더 저렴하면서 맛있는 곳을 찾았을 텐데.
  담에는 코엑스나 강남역 쪽으로 가자고 해야지.
  (미팅 때보다 돈 더 많이 써버리다니. 대략 낭패다.;;)
  그래도 후배들을 언제 또 보랴. 내가 복학할 때 쯤이면 졸업해 버렸을 지도 모른다.
  장사꾼도 남는 건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는 데.

  보드게임방에서 1시간 게임을 했다.
  한 시간에 2,000원이라. PC방보다는 2배 비싸지만 말도 조금씩 할 수 있고
  담배 연기가 없어서 좋았다. (그리고 영화보다는 훨씬 싸다;;)
  LOBO77 이라는 쉬운 난이도의 덧셈 게임을 했는 데.
  초반에 덧셈이 안되서 번번히 졌다.
  (뭐냐 이거.. 그래도 소시적에 동네에서 덧셈은 잘 한다고 하고 다녔는 데 말이지.)
  잘못된 카드를 내서 지기도 하고 (자진 방법)
  카드를 한 장 가져오는 것도 자주 까먹었다.
  (어른이 되면 그런 것도 까먹는 다고 어른들이 그랬었는 데. 그게 나일 줄이야..)
  1시간 쯤 하니 다행히 익숙해져서 덧셈은 남들만큼 하게 됐다.

  보드 게임을 하는 목적이 말이지. 재미도 있겠지만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거니까
  더 친하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게임을 골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게임에서의 승부가 아니라 사람과 친해지는 거니까.

  아.. 그리고 대학 동창인 양스와 그 룸메가 구성동에 있는 보드게임방을 하나
  인수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대출 받아서 보드게임방 사장님이 됐단다.
  대담한 친구군. 베짱이 있다.

  그리고 8시 반 쯤에 재혁이형이 와서 같이 호프집에 갔다.
  2000cc 시켰는 데. 다들 안주만 엄청 먹어대고 술을 안 먹어서 반 쯤 남겼다.
  (메뉴판에서 술 안주로 나오는 돈까스 가격을 보니 저녁 때 먹은 레스토랑에서 가격보다 쌌다.)
  후배들은 지겨웠을 꺼 같다. 재혁이형이랑 내가 계속 회사 얘기만 했다.
  사회를 얘기하는 아저씨들이란...

  지하철에서도 재혁이형과 정치에 대해서 계속 얘기했다.
  보수적인 재혁이 형과 진보적인 나.
  삶에 지쳐서 점점 그런 곳에도 무관심해지고 있지만 아무튼 서로 생각을 잠시 얘기해
  봤다.
  뭔가 거기에 관한 책이라도 한 권 더 읽었다면 할 말이 더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 1개:

  1. 이야기 흥미있게 들었어요 ㅎㅎ;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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