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보고 여행을 해봐도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향수병이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말라리아 내성을 가진 인간이 면역학적으로 특이한 것처럼
내게도 심리학적으로 특이한 무언가가 있나보다.
낯선 사람이 두렵기도 하고, 낯선 장소가 이상할 때도 있는 데, 그런 상황에서조차 향수병은 없다.
고등학교 때 집이랑 기숙사가 50Km도 안 떨어졌는 데, 매주 집에 가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대학때도 200Km 밖에 안 떨어져있는 데 대부분의 친구들을 격주로 집에 갔다. 나는 지구 반대편에 가도 괜찮던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치와 햇반을 최소한 두 팩씩 싸가고 애국기나 한국어가 적힌 곳에서는 반드시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은 내게 면역학적, 심리학적 단점들을 많이 주었지만, 이런 장점도 몇 가지는 준 것 같다. 나같은 인간은 역시 화성탐사 프로젝트에도 적합하다. 엔터프라이즈호과 함께 은하수 멀리 워프시키든지.
그런데 이러한 심리학적 특징이 유전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부모님들은 남들보다도 향수병이 훨씬 심하다.
@ 어쩌면 나는 운석과 함께 떨어진 아기를 부모님이 주워다 키워주신 것 같기도 하다. (슈퍼맨이나 드래곤볼 첫 장면처럼)
오호 -
답글삭제집나와 생활한지 5년차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향수병에 허덕이는 저로썬,
부럽기 그지 없는 체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