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8일 토요일

감자

찐 감자가 썩어버렸다.
3일간 집안에 뒀더니 그대로 곰팡이들의 맨하탄이 되버렸다.
다 먹던지, 어제 저녁 쯤에는 냉장고에 넣었어야 했는 데,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없어져서 실온에 뒀더니 그렇게 됐다.

생감자(익히지 않은 것)은 수십일간 보관해도 괜찮은 데,
찐감자는 3일만에 상해버린 이유는 뭘까?
일반생물학적 지식으로 3분간 생각해봤다.

생감자는 말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른 곰팡이나 곤충의 유충, 박테리아 등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식물인데다가 잎도 뿌리도 한 장 없고 활동도 하지 않아서 마치 죽은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살아 있다.
(물론 인간배아만큼이나 살아있는 개체로 인정할지 논란이 되는 것이지만)
언제든 성체가 될 수 있는 종자이기 때문에 자신을 잘 방어한다.
반면에 찐감자는 죽은 생물이다. 따라서 자신을 보호할 수 없으므로 곰팡이가 그 곳에서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싱싱한 회를 먹으려면 죽은 생선을 빨리 배송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보다는
식탁에 오르지 전까지 계속 살려두는 기술이 더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지.

우리는 동물이기 때문에 식물들의 생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일부 바보 같은 채식주의자들이 자신들은 살생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 다음부터는 5개씩 삶지 말고 2개씩만 삶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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