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9일 목요일

기술과 계급

공학적 기술은 모두가 환영하는 것일까?
공학 교과서들에서 이런 것은 당연히 다뤄지지 않는다.
가끔 교양선택으로 한 과목있을 뿐.
마치 당연히 세상 모두가 환영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시작한다.

그런데 말이지, 돈이 꽤 넉넉한 사람들이나 기술을 사지 못할 만큼 아주 가난한 사람들,
나이들어서 새 것이 나와도 배우기 싫은 사람들, 일부 환경보호론자들은 기술을 매우 싫어한다.

미시경제학적으로도 기술은 노동과 trade-off 관계에 있을 뿐이다.
기술이 없으면 몸(노동)으로 떼우면 되지 못하는 것은 없다.
노동(인건비)이 더 싸면 기술(기계 등..)은 필요 없다.

크레인이 없어도 이집트 왕은 여전히 피라미드를 지을 수 있다.
노예가 100만명인데, 그깟 크레인 없어도 원하는 거 다 나를 수 있고 지을 수 있다.
택배 서비스가 없어도 전용 파발을 이용해서 전국에 네트웍을 구성할 수 있다.

세탁기 없어도 빨래하는 아줌마 한 명 고용하면 된다.
인공지능, 자동인식, 무인경비시스템 같은 것도 별 필요없다.
똘똘한 비서 한 명 전화기 앞에 두고, 든든한 경호원 고용하면 된다.
무선리모콘, 음성인식이 안되도 TV 채널 바꿔주는 사람을 고용하면 된다.

세상 이미 불편할게 없는 그들에게 기술이 무슨 소용일까?
가마솥을 쓰건, 압력밥솥을 쓰건 힘든건 주방 아줌마지, 지배계층 사람들이 아니다.
그 사람들은 실용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물론 하늘을 나는 기술 같은 것은 모두가 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들은 지배계층이 편해지기보다는 일반 대중을 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편해진 일반대중은 지배계층에 도전하게 되고.
지배계층은 일반대중들이 한없이 편해지면 나태해지거나 자신들의 권위(권력, 정보독점 등..)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매우 싫어한다.
요즘은 이미 휴대폰이 많이 보급되어 버렸지만, 과거 일부 권위적인 사람들은 아랫사람(그렇게 부르지.)이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버릇없다고 생각하기조차했다. 

심한 경우 지배계층들은 기술자들을 미워하고 억압하기도 한다.
조선왕조에서도 장영실은 대접받지 못했고, 지도 제작자들은 스파이로 몰려서 죽기도 했다.
요즘도 신문에 나오는 산업스파이라는 게 결국은 기술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몰린거다.
영업사원이 자신의 영업수완을 가지고 전직했을 때는 산업스파이로 불리지 않는다.
유럽에서도 초기에 대포 기술을 두려워해서 그것을 막았고, 종교의 권위에 도전하는 지식들을 억압했다.
줄기세포 논쟁도 비슷한 면이 있다. 사지 멀쩡하고 애도 잘 낳는 사람들에게 그런 기술은 두렵기만 할 뿐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된다.

계급이론과 연결해서 생각했을 때,
제1계급이나 최하층계급은 기술을 제2계급과 기술이 결탁해서 제1계급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
수백년전 혁명의 역사가 그런 것이었으니까. 기술과 계급의 필연적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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