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9일 일요일

학력사회

학력사회의 문제는 공정성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과연 신입사원을 뽑을 때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평가할 것인가?
제길, 학력말고는 개개인의 두드러지는 차이가 없다.
학력만 가지고 인간을 선발하는 게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경력이 5년 이상 쌓인 사람을 학력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고, 특정 파벌(학맥)으로 사람을 뽑는 것도 나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특별한 학교(SKY)라는 곳들도 졸업생이 매우 많아서 그리 특별하지 않다.

아무튼 이 학력사회를 깨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학력말고 다른 것으로 인간을 발전시키고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연히 학력이 아니어야 하니까 수업시간을 줄여야 한다.
수능만 쉽게 내고, 내신 평가를 금지시키고, 평준화를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력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 드러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봉사활동도 이것저것 할 수 있게 하고, 클럽활동, 방과후활동을 하면서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기르고,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도 해보는 거다.
사실은 우리나라의 실업계 고교가 그런 것에서는 더 앞서가고 있다.

보수적인 학년시스템도 없애고 누구든 몇학년 수업이든 들을 수 있게하고,
대학처럼 이동식수업과 원하는 과목이 없다면 다른 학교에서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교복도 없애고 자기 학교에 대한 소속감도 줄일 필요가 있다. 어디든 이동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소수과목도 class를 개설할 수 있다.

고등학생들을 죄수처럼 가둬두고 학력증진에만 힘쓰는 데, 다른 것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도대체 언제 있겠는 가?
교육계는 자신들의 오만함, 거만함을 버리고 아이들에게 다른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자신들만이 아이들을 올바르게 만들 수 있고,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청소년 노동력 착취는 막아야하지만 중,고등학생에게도 원한다면 주당 몇 시간 정도의 햄버거 가게 알바 같은 것을 경험하게 해서 용돈도 좀 벌면서 세상 공부르 할 수 이게 해줘야 한다. 
틀에 박힌 몇백만원짜리 바보 어학캠프에만 보내지 말고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독일의 유스호스텔처럼 말이지.)
사람이 13살쯤 되면 일부 바보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 여행을 보내도 길 잃어버리지 않고 잘 찾아온다. 18살까지 엄마품에, 선생님의 감시에 갖혀서 지내야할 그런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돈과 지도와 물건 사는 법, 안전한 숙박시설만 잘 알려주면 된다.

선생님이 지켜보지 않는 다고 모든 학생이 바보가 되거나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 오락 좀 몇 시간하고, 운동을 좋아한다고 탈선학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탈선이라는 기준을 맘대로 정하고 사람들을 구속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비디오 게임중독 같은 것은 심각한 일이겠지만 그것을 막기 위해 모두를 한 곳에 몰아넣고 감시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한국의 대학교육이 엉망인 이유는 대학이 고등학교처럼 타이트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고등학교가 대학에서의 자유로운 학습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제대로 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자유로운 시간표 배정을 하게 하고, 스케쥴관리법을 익히게 해줘야 한다.
대학을 고등학교처럼 바꾸면 그 문제는 대학원으로 올라가거나 객관식만 잘 찍을 줄 아는 바보들만 계속 키워낼 뿐이다.

문제의 일부는 언제나 선생님들에게 있다.
그들은 대학마저도 고등학교식 수업을 받았고, 그 후에 다시 고등학교에 와서 고등학교식으로 인생을 살기 때문에 다른 삶을 가르쳐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과연 누가 그것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까?
교원을 개방해서 대학처럼, 학원처럼, 강습소처럼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선생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선생님이 아무리 뛰어나봤자 그는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상식적 지식만 가지고 있을 뿐 과학적 방법론에 익숙하다고 말할 수 없다.
변호사, 의사, 소방관, 펀드매니져, 연극배우가 뭐하는 사람인지,직접 불러서 알아보면 되지, 그런 직업이 아닌 선생님이 그것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선생님은 세상 모든 어른이 되어야지, 교육학 수업을 들은 몇몇 사람들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리고 어른들도 보수적인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문분야를 다음세대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는 소양을 길러야 한다. Presentation skill, communication skill이 그것이다. 길가는 담배피는 청소년을 훈계하는 것만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동네 학생이 찾아와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그것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가르쳐 줄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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