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밥 먹는 시간을 아껴서 공부해 보자.'
중학교 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 공부해 보자.'
고등학교 때는 또 이랬다.
'운동하는 시간을 아껴 보자.'
대학 때는
'사람들 만나는 시간, 나가서 밥 먹는 시간을 아껴보자.'
그런데 결국은 몸만 버리고, 눈만 아프고, 하품만 늘었던 것 같다.
환원적 관점이나 decomposition해서 봤을 때,
운동, 수면, 식사, 학문, 교류 이런게 독립적인 단어로 보이지만
사실 사람은 모든 것에 영향을 받는 다.
밥을 안 먹어도 학습 효율이 떨어지고,
잠을 적게 자도 그렇고,
운동을 안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사람들은 안 만나면 고시 스타일의 암기는 되지만,
지식, 지혜를 얻을 수가 없다.
아무튼 시간 아끼기는 누구보다 잘 했지만,
투자한 시간을 활용할 수는 없었다.
(몰라서 못하는 건 있어도, 시간이 부족해서 못한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파서 자야 했고,
졸려서 졸아야 했고,
배고파서 꼬르륵 소리내며 울어야 했다.
심심하고 슬퍼서 미칠것 같았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시간들이 아깝지 않다.
혼자서,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내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됐다.
그것보다 더 잘하려면 혼자서는 안된다는 걸 말이다.
고등학교 이과 과목까지는 선생님과 교과서, 문제집만 있으면 되지만
대학부터는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했다.
스스로 관리해야 하고,
모르는 걸 물어볼 사람도 찾아야 하고,
그 사람과 친해져야 물어볼 수 있고..
함께 해야할 사람을 많이 구해야 했다.
회사에 막 들어올 때까지는 이런 생각도 했다.
"선배들이랑 친하면 배우는 것도 있고 얻어 먹는 것도 있지만
후배는 도대체 어디다 써먹지? 나는 누구에게 심부름을 시키거나 하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지."
후배도 선배만큼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됐다.
사람은 배우면서 알게 되는 게 아니라, 가르치면서 알게 되는 거다.
좋은 선배를 많이 두면 일꾼이 될 수는 있지만
리더가 되려면 좋은 후배(부하 등..)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했다.
사람이 몇 살을 살았는 지 보다 중요한 게,
무슨 일을 했는 지, 얼마나 행복했는 지, 그런게 더 중요한 것처럼.
밥을 몇시간 먹었는 지, 얼마나 회비를 많이 냈는 지,
잠을 얼마나 오래 잤는 지, 적게 잤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맛있었는 지, 그 사람들과 그만큼 가치있는 모임이었는 지,
피로가 풀렸는 지, 그런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참고
P/PC balance(생산/생산능력 균형) -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rson
나는 좀 반대네
답글삭제오히려 대학와서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있으니..ㅡ,.ㅡ
그럼 그만 놀고, 공부하셈~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