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9일 토요일

동창회

초저녁에 잠들었다가 새벽 1시에 깼다.
생뚱맞은 어린 시절 기억이 하나 났다.
내가 나온 학교 중에 동창회를 자주하는 그룹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가 1년에 1~2번 하는 편인데,
우리반 친구들이 main이 되지는 못한다.


생각해보면 내 자신이 부모님 동창회에 더 많이 참석했던 것 같다.
어머니, 아버지 모두 동창회 회장이시라, 이런 것에 익숙하다.
아무 큰 동창회는 아니고 중, 고등학교 동창회를 모아놓은 것 쯤 되는 데,
다들 동네 어릴 적 친구들 모임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나야 도시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까지 같이 나온 친구가 많지 않고
같이 나온 친구들과도 그리 친하지 않지만,
부모님 세대는 다르다.


어머니 동창회 같은 경우는 주말 저녁 모임,
아버지 동창회는 광주 교외에서 가족 동반 1박 2일 모임으로 많이 열렸다.
(서울로 치면, 양수리나 춘천 쯤 되는 곳들로)
좋은 명분은 주로 여름이면 무등산이나 보성, 화순 같은 곳의
계곡으로 피서를 가는 것이고,
가을에는 과수원에 과일 사먹으러 가고,
봄이나 겨울에는 보신을 위해서 닭이나 오리 같은 것들 먹으러 간다고 그랬다.


모이면 아버지들은 밤새 고스톱치고, 어머니들은 수다 떨고,
애들은 좀 서먹서먹한 편인데, 아무튼 싸우거나, 놀다 지쳐서 잔다.


아무튼 밤새 시끌벅적해서 잠은 거의 못자고 자다 깨다하면
지금 같은 상태가 된다. 비몽사몽. 헤롱헤롱


아버지 친구분들의 자식들은 어떻게 지내는 지 모르겠다.
그 친구들 중에 내 중학교 동창도 있고 그랬는 데.
자다 깨보면 자기 자식들 자랑도 하고, 아빠, 엄마랑 얼마나 닮았는 지 비교도 해보고
그랬는 데.
그래서 나도 20년 쯤 뒤에 가족 동반 동창회를 하면
아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다.
얼마나 꼭닮은 자식들을 낳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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