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때 처음 들어갔던 동아리는 로켓 동아리였다.
뭘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웅과 함께 놀러갔는 데.
실험실 구석에서 스티로폼이랑 플라스틱에 화약 넣어서
날리는 게 전부.
"이거 얼마나 멀리 날아가요?"
뭐 이런 질문을 했었는 데.
"그냥 날려보면 알어."
"음.. 아주 멀리 가지."
대답이 다 이런 식이었다.
심심할 때마다 장난감처럼 하나씩 만들어서 날리는 동아리였는 데.
실제로 날리는 건 2~3번 밖에 못 봤다.
학교 내에서는 위험해서 못 날리게 한단다.
날다가 어디 부딪혀서 날개라도 꺽이면 제어가 안되니까.
멋지게 리모컨으로 컨트롤하는 건 꿈도 못 꾸고
그냥 꽁지에 불 붙이면 끝.
고려시대 화약 대포랑 거의 비슷하다.
한 학기하고 동아리가 망해서 접었는 데.
선배들은 뭐하고 사나 모르겠다.
2학년 때도 심심해서 로켓추진개론도 듣고 그랬는 데.
기계동에서 쇠깍는 선배는 몇 명 안되는 것 같고
가끔 들리는 소식으로는 다들 회사 취직하거나 병특하면서
코딩이나 영업, 마케팅 한다는 것 같다.
화약 만드는 기술이라도 옆에서 잘 배워뒀으면
테러리스트로 취직도 되고 좋았을 텐데. 쩝.
로켓으로 뭔가 해보려면 avionics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일단 궤도 추적이 되게 센서도 달아야 되고,
제어하려면 정밀가공도 되고, 기계 장치도 비싸고.
땅에 붙어있는 것들보다 고장 확률도 크고, 폭발해서 못 쓰게 되기도 쉽다.
안전하게 착륙시켜야 부품 재활용이 되니 낙하산도 필요하고.
되게 위험한 동아리라서 학교 요주의 동아리 였다는 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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