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9일 화요일

경제(Economy)

생각해보니 중학교 사회시간에 수요, 공급 곡선이랑
'중상주의', '중농주의' 어쩌고 저쩌고 하는 단어를 빼면
(무슨 단어인지는 모르겠다. 수업시간에 계속 외우라고 했을 뿐)
경제에 대해 수업을 듣거나 공부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고등학교 때도 수학만 줄창 배우다가 졸업했다.
대학 때도 교양에서 경제학 과목은 피해서 들었다.


작년 가을에 처음으로 경제학 개론 책을 샀다.
조금보는 데, 산수라서 아주 쉬웠다.
인문계 친구들이 쩔쩔 맨다는 게 우스울 정도로 말이다.
아무튼 그건 그냥 산수이고 영어라서 진도가 안나가서 보다가 덮었다.
스터디하거나 수업들으면서 보면 2~3개월 안에 다 보겠지.


아무튼 그런 책들보다는 유시민씨 책이 나아보였다.
가볍게 몇 권 읽고 있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뭐 중학교 때 조잡한 음모론 책들 읽을 시간에 대신 봤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학을 보면 기득권 층이 정말로 대놓고 음모를 꾸민다고 해도 좋다.
사실 음모라고 말하기도 웃기다.
정말로 드러내 놓고 그냥 한다.
(UFO 책들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하다.)


그리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경제면과 함께 정치면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 데,
경제에 관심을 가질수록 정치도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경제 + 마케팅 => 정치


아무튼 산수 자체나 개념이 어려운 건 아니고
그냥 용어만 익숙해지면 될 것 같다.
어려운 것은 실물경제인데.
과연 얼마가 싼 것이고 비싼 건지,
과평가된 건지 아닌지.
정보는 얼마나 가지고 있는 지 그런 것들이 문제인 것 같다.
교과서의 문제들은 항상 해답을 위한 충분한 정보를 주지만
현실의 문제들은 다르다.
정보가 전혀 없거나,
너무나 정보가 많아서 어떤 것을 써야 할지도 모르고,
모순적인 정보들이 쌓여있다.


아무튼 몸으로 느끼는 게 가장 좋은 데,
월급을 받아보니 돈의 가치는 좀 더 와닿는 다.
대략 내 일당이나 시급과 비교하면 얼마나 비싼 건지
비교할 수 있다.
MP3P 하나를 사기 위해 회사에서 며칠이나 허리 아파가며 일을 해야하는 지,
사람들과 씨름해야 하는 지 말이다.


부동산은 집을 사보든지, 전세, 월세라도 들어야 알 것 같다.
회사 기숙사에서 사니 도무지 몸에 와닿을 수가 없다.


주식도 살짝 손해 봤는 데, 잘 모르겠다.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기획팀, 회계팀 같은 곳 사람들과 친해지면 모를 까.
도무지 모르겠다.


주변에 경제에 대해 그 정도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건 충격적인 것 같다.
다들 연봉에 관심은 있으면서도 협상은 거의 할 줄 모르고,
주식에 관심 있으면서도 경제의 기본 지식도 없는 것 같다.
정치인을 욕하면서도 정치 시스템은 전혀 무관심하거나
배우기를 두려워 한다.


X-file같은 걸 보면서 항상 '진실은 저 먼곳에'라고 생각했는 데.
요즘은 '어떤 진실은 너무 가까운 곳에'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공부하기보다는 종교적으로 세상을 바꿔보려고 하거나,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무튼 지난 20년간 궁금했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어서 좋다.
기업 지배 구조라든지,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라든지,
부모님이나 주변의 어른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심지어 개업의인 의사 삼촌이나 경영을 하시는 아버지도
심각한 수준이다.


'시골 사람'인지 '도시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지 무스를 발랐는 지, 멋진 브랜드의 옷을 얼마나 아는 지,
백화점은 자주 가는 지, 사투리를 쓰는 지,
최신 영화를 봤는 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나 정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지에 달린 것 같다.
아직 나는 시골사람이다.

댓글 2개:

  1. 오 그런 것이군. 재밌겠다. 책 다보면 나도 빌려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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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다 읽었으니 빌려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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