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읽은 책이다.
태어나서 처음 읽은 과학 에세이인데,
과학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읽었다.
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었다.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든 말든, 이걸 잘라보고 모양을 연구하고
벌을 잡아다 머리를 찔러보고, 배를 찔러보고..
참 별나고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과학을 좋아했지만 그런 징그러운 벌레가 내 관심의 대상은 아니라서
그리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이 그런 하찮은 벌레를 그렇게 자세히 볼까?
특히 그 시대에 말이다.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었을 텐데.
요즘 세상이라도 어느 정신 나간 옆집 아저씨가 10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땅에 엎드려서
벌레를 관찰하고 집 안 가득 구더기를 키우고, 메스로 벌레 다리를 떼어내고
침으로 구린 벌레를 찌른다고 생각하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튼 그런 미친 관찰자들의 나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들처럼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미친듯 자료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들처럼 한가지에 집중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집착이라고 해야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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