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5일 수요일

식사시간 - 사람들과 대화하기

매일 팀 사람들과 점심, 저녁을 먹는 다.
점심은 집에서 먹을 때도 있지만 요즘은 여름이고 룸메들도 다들 귀찮아서 사먹을 때가 더 많다.


사람들은 옆에 아무리 가까이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는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야 친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약속을 하면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 같다.
술을 마셔도 친해지지만 술을 마셔서 친해진 사람은 깊은 대화를 할 수 없다.
사람들은 깊고 진지한 대화를 위해서는 술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깊은 대화는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면서 해야 한다. 술 마시고 한 말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식사시간에 제일 듣기 싫은 말은 개발자들이 맨날 하는 말 또 하는 거다.
뭔가 새로운 개발툴이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라면 재미있겠지만
예전에 한 이야기 또 하면 정말 짜증한다.
(sort와 server, indexing, 검색에 관한 그들의 이야기는 300번도 더 들었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지난 번에 있었던 팀은 지금 팀보다 더 개발자들만 많이 있는 팀이었지만
항상 새로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서 지겹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팀의 개발자들은 확실히 지루하다. 지난 번 팀보다 연령대도 5~8살은 높고 도전정신도 없고 새로운 것을 공부하지도 않는 다. 기획자들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훨씬 젊고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기획자들은 개발자들보다 업무와 관련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팀 개발자들은 도무지 일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고 그나마도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
완전히 공장의 톱니바퀴라는 생각이 든다. 시키는 것만 할 줄 알지 다른 건 모른다.


하지만 우리팀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지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지난 번에 속해있던 팀이 더 지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지난 번 팀 사람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더 세련되고 창의적이었다.
우리팀 개발자들이 생각하기에 지난 번 팀보다 자신들이 더 활동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번 팀 사람들은 서비스에 가까운 업무를 하기 때문에 requirement가 맘대로 바뀌고
일도 주먹구구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장애도 자주 나기 때문에 더 dynamic한 스릴을 맛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지난 번 팀은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는 팀이라서 안정적이고 계획이 충실히 지켜지는 팀이었다.
그리고 기술적인 시야가 훨씬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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