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6일 목요일

희생양

대화에 능숙하지 못한 그룹에서 대화의 소재를 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희생양 만들기를 택하는 것 같다.


우리팀의 경우가 그렇다. 제일 만만해보이고 아무리 갈궈도 상처를 안 받을 것 같은 사람을 찍어서
매일 갈군다. 온갖 말도 안되는 꼬투리로 놀린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사실이라기보다는 비약, 과장과 허풍이라는 걸 아니까.


나도 그 게임에 동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희생양일 때 계속 공격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 사람의 갈굼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되면 새로운 희생양을 찾게 될테니까.
사회적으로 약자인 내가 될 가능성이 좀 있다.
그래서 그것을 피하기 위해 자꾸 그 사람을 더 공격한다.


가끔 내가 희생양이 되려고 할때, 내게 관심의 촛점이 모여질 때는
철저한 무표정과 무관심으로 자리를 피해버리거나 못 들은 척하고 바로 화제를 돌린다.
절대 들은 척하면 안된다. 화를 내서도 안되고 바보처럼 웃어서도 안된다.
완벽주의적인 성격이라서 남의 비판을 참지 못한다.
그것이 거짓말이고 억지라는 걸 모두가 안다고 해도 말이다.
(완벽주의자에게는 빈말이라도 그 사람을 헐뜯는 농담을 하면 안된다. 분위기 매우 싸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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