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3일 월요일

[기사]공주·왕자병엔 따뜻한 관심이 치료약"

“요즘 공주병, 왕자병이 심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들에게 날카로운 지적보다 따뜻한 관심을 보여줘야 치유될 수 있습니다.”
자기애적 성격장애 심리분석가인 박상희(31·사진)씨는 일명 ‘공주병, 왕자병’ 치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기독교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서울 도봉구에 있는 ‘청소년랜드’에서 성격장애 상담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청소년과 젊은층에 인기가 높았던 4인조 여성 댄스그룹 ‘SOS’ 멤버로 활동했던 연예인. 연예인 출신으론 매우 이색적인 학문에 입문한 그는 이미 2001년 ‘자기심리학에서의 나르시시즘 연구’라는 대학원 석사논문을 발표, 지나친 공주병, 왕자병은 일종의 자기애적 성격장애라고 진단한 적이 있다.
박씨는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한마디로 자신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병”이라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은 애정결핍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어렸을 적 부모나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애정결핍이 생겼고 그 결과 스스로 사랑을 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성숙한 자아를 갖지 못한 이들은 주위에서 지속적으로 칭찬을 받고 싶어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 동료 중 ‘그 일을 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거나 ‘나 없으면 회사가 안 굴러간다’고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과장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남의 성공을 깎아내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업무 능력이 좋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장점도 있지만 비판을 참지 못해 대인관계가 원만치 못하다. 박씨는 역사적 인물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기애적 성격장애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보통수준 이상으로 심하게 화를 낸다”며 “긍정해주고 관심을 보여줘 스스로 장애를 깨닫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잘난 척하지 말고 너 자신을 알라’는 식의 따끔한 비판과 충고는 절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
박씨가 자기애적 성격장애라는 병리현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예활동이 계기가 됐다. 93년 EBS MC를 하다 댄스그룹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연예계에서 공주병, 왕자병에 걸린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