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은 늙고 있는 게 확실하고 경제적으로 더 독립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신은 더 어려지고 있다.
대학 때는 주위 사람들이 친구나 후배들이 대부분이라 어른 취급해줬는 데,
회사에서는 막내라며 애 취급이다.
점점 책임감을 더 잃고 있다.
"어린 녀석, 막내니까 책임감 적고 노가다 많은 거나 해라."
"얌마, 만원 줄테니까 커피나 사와."
"어린 녀석이 해야지, 나이든 내가 하리?"
"녀석, 주민등록증은 나왔냐?"
"너 술 먹어도 합법이냐?"
"투표는 해봤냐?"
"여자친구는 사귀어봤냐?"
"애 안 키워본 사람들은 아직 어른이 아니야."
"니가 군대를 안 갔다와서 인생을 잘 모르는 구나."
"예비군, 민방위는 되야 인생 쓴 맛을 알지."
"넌 임마 인생의 쓴맛을 모르니, 소주의 참맛도 몰라."
"너 초등학교 졸업한지 10년도 안된 녀석이면 아직 어린이잖아."
(졸업한지 9년 됐다.)
"귀여운 녀석, 엄마 젖이나 먹고 와라."
"너 임마, 86 아시안 게임 때 유치원은 다녔냐?"
"내가 여자친구랑 대학 캠퍼스에서 연애할 때, 너는 구구단도 못 외우고 엄마 옆에서 코흘리고 있었어."
대학 2~3년 때는 후배들이 많아서 내가 책임질 일도 많아지고 그래서 점점 어른이 되간다고 생각했는 데,
나이든 아저씨들과 있으니 다시 어린이가 되고 있다.
솔직히 그들보다 경험이 부족하고 인생살이 서투른 게 사실이지만 그들보다 잘 아는 것도 있고
내 생각이나 방법이 나은 점도 있다고 생각하는 데, 항상 애 취급 당할 때는 정말 짜증난다.
어셈블리 코딩, 펀치카드 구멍 뚫기, C언어는 그 아저씨들이 더 잘할 지 몰라도
C++이나 Perl은 그들이랑 나랑 별 차이 안나는 것 같고
PHP, SE, design pattern, reference 검색능력, 검색엔진 활용능력은 내가 더 나은 것 같다.
그들은 10년 전에 배운 것에서 별 진보없이 그대로 써먹고 집에서 자식들 기저귀 갈아주고 카드값 메꾸기 바쁜데,
나는 매일 공부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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