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31일 화요일

별로 일 할 맛 안 난다.
프로젝트 관리가 안되서 내가 했던 일 중에 수십%가 쓸데없는 일이 되고 있다.
지난 주에도 이틀간 작업한 모듈이 다른 개발자가 중복개발하고 있어서
내가 만든 부분을 빼기로 했다.


이번 주에도 원래 내가 맡은 부분을 다른 사람이 나보다 하루 먼저 시작해서
또 다른 일을 하게 됐다.


아무도 프로젝트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냥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보니,이 모양이다.
나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누가 무슨 일을 하는 지, 무슨 일을 했는 지,
언제 했는 지, 왜 했는 지, 어느 정도까지 진행해야 하는 지 모른다.


서로 답답하다고만 하고 개선의 방법을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충분히 단합되어 있는 데, 단합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회식만 한다.
문제는 단합이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마구 잡이로 생각나는 것만 그 때 그 때 해나가고 잊어버리니
어떤 사람은 내게 같은 일을 수십번 요청하고 있다.
같은 정보를 수백번 요청할 때도 있다.
이미 알려줬는 데, 매일 그 정보를 내게 또 물어본다.
어디 좀 적어놓으면 다른 사람을 매일 방해하지 않아도 될텐데.


어떤 일을 했는 지 적어두면 다 했는 지 안했는 지, 또 물어보지 않아도 될텐데.
이미 처리했다고 아무리 말해도 내일 아침이면 또 물어본다.


Manager : "현성씨, 그 일을 처리했어?"
나 : "네, 어제 처리했습니다."


다음날
Manager : "현성씨, 그 일을 처리했어?"
나 : "네, 그제 처리했습니다."


그 다음날
Manager : "현성씨, 그 일을 처리했어?"
나 : "네, 3일전에 처리했습니다."


그 다음날
Manager : "현성씨, 그 일을 처리했어?"
나 : "네, 4일전에 처리했습니다."


그 다음날
나 : "저 5일전에 그 일 처리했으니 이제 제발 그만 물어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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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맡은 일이 아닌 데, 자꾸 내게 물어보고 내게 화를 낸다.
manager든 누구든 내가 무슨 일을 했는 지, 무슨 일을 하는 지 모르는 것 같다.
이러니 별로 열심히 일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일해도 쓸모없는 노력이 되지 않을 까 걱정되고
열심히 일해도 아무도 내가 열심히 했다는 걸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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