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0일 화요일

볼펜

볼펜 잃어버렸다.
사실 몇 푼 되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무한 공급 받기도 하고 집에도 공짜로 얻은 것만 수십개가 있다.
잃어버렸다고 해야할지, 버렸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은 내 남방 주머니에 들어있었는 데, 가다가 떨어진 걸 줍기 귀찮아서 그대로 와버린거다.
그것도 2번 씩이나.. 금요일에 한 번, 일요일에 한 번.
2번 다 내가 떨어뜨린 소리도 들었고 주을 기회도 있었는 데 그냥 뒀다.


금요일에는 너무 더워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원한 곳으로 들어가려고 그냥 가버렸고
일요일에는 지하철 막차가 떠나기 직전이라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했다.
지하철을 못타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면 볼펜값보다 비싸니까.


이런 하찮을 볼펜 하나를 대하는 태도마저 예전과는 바뀌고 잇는  것 같다.
10원짜리도 땅에 떨어지면 걸어가서 줍는 성격인데 말이다.


그리고 요즘은 볼펜을 다 써서 버리기보다는 약간 금이 가서, 잉크가 좀 많이 나오거나 적게 나와서
뚜껑을 잃어버려서 가지고 놀다가 부서져서 버리는 게 대부분이다.
분명 버리는 것은 전체 사회로 봤을 때 낭비지만 경제적으로 개인에 대해 고려하면 이득이다.
볼펜을 고치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


아무튼 세상은 이렇게 무서운 면이 많이 있다.
경제적인 잣대로 모든걸 따지자면 볼펜이 버려지듯 인간도 지구에서 없어지는 게 가장 낫다는 결론에 도달 할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