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16일 화요일

자산관리 프로젝트 1차 - 옷

회사에 1년 다녔더니. 사고 방식도 회사원 다 되버렸다.
'Management'라는 단어가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학교 다닐 때 왠지 반 사기같아서 싫어하는 단어였는 데.)
음. 그 1차로 내 옷을 전부 정리해봤다.

기존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패션의 바닥을 달리는 공돌이의 한계
2. 가진 옷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내가 어떤 옷을 가지고 있는 지도 알지 못하게 됨.
3. 옷장 서랍 속에 옷을 넣어두면 1년이 지나도 귀찮아서 꺼내지 않게되고 결국 거기 옷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림.

그래서 웹으로 정리해두면 책상에서 일어나서 옷걸이와 모든 서랍장을 일일이 열어서 뒤지지 않아도 내일 어떤 옷을 입을 지 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내가 가진 옷들의 경향을 파악해서 부족한 부분을 쉽게 찾아내고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살 수도 있다.
내가 작년에 내가 가진 바지를 모두 꺼내서 color순으로 sort해본 결과 거의 같은 색과 스타일의 바지가 2~3벌 발견되는 경악스러운 사태를 목격했다.
(나는 왜 옷이 이거 밖에 없을 까 고민했는 데. 옷의 수량이 적은 것보다는 같은 종류의 옷이 여러벌 존재함에 따라 옷의 종류가 적은 것이 더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부족한 점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1. camera의 resolution에 문제가 있고, noise가 끼었다. 실제 보는 것과 색감이 다르다. (파란색 계열이 녹색으로 보임)
=> 색 보정을 잘 해본다.
2. 사진 곳곳에 내 발등이 찍히고 있다. (사진 찍는 자세의 문제)
3. 옷을 걸어 놓고 찍기 힘들어서 바닥에 펴놓고 찍었는 데. 바탕이 방바닥 색깔(노란색 + 살색)이라 이상했다.
4. 옷을 더 바르고 예쁘게 펴야 했다.
5. 옷을 내가 입은 사진을 찍거나 마네킹에게 입혀 입체감을 살렸으면 더 고르기 쉬웠을 텐데 찍어 놓고 보니 다 똑같다.
6. 체계적인 분류가 필요하다.
   계절, 소재, 길이, 두께, 가격, 제조사, 구입시기, 세탁방법, 기타 옷에 얽은 사연들(?)
7. 옷의 질감을 표현할 수 있게 접사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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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옷에 대한 정보를 구축하면서 미래의 shopping mall과 fashion 관리 system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 체형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3D simultation graphic 마네킹이 나와 같은 체형으로 변해서 직접 옷을 입고 걷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나는 어느 각도에서든 그 모습을 볼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옷을 구매.
(일일이 옷을 입어보는 건 귀찮은 일이니까.)
쇼핑몰 측에서도 옷에 대한 3차원 데이터를 제공하게 될꺼다. 점원의 수를 줄일 수 있으니까 오히려 이득이다. 단점이라면 옷에 대한 3차원 데이터가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이용되면 지적재산권이 쉽게 도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기는 하다.
그런 사회가 된다면 offline에서 옷을 사기위한 가게는 매우 비싼 고급 가게가 될 것이고 심지어 그런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는 (체험하는) 데에도 1회 체험비용을 지불해야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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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패션에 대한 또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면 모든 옷에 코드명을 부여하고 내가 위에서 언급한 메타 정보를 기억해 두는 거다. 날짜, 날씨, 기타 환경(정치, 경제, 문화도 반영), 스케쥴에 따라 컴퓨터가 의상을 추천해 줄 수도 있다.

"주인님, 저는 코디네이터 컴퓨터입니다. 오늘은 날이 추우니 두꺼운 오리털 옷을 입으시는 게 좋겠어요. 기온은 영상 1도, 습도는 xx%입니다."
"오늘은 날이 화창하네요. 곧 있으면 식목일도 되고 온 세상이 밝으니 밝은 옷을 입으세요. 파스텔톤의 남방이 좋겠네요."

그리고 사람은 매일 아침 집에 나가기 전에 하는 일이 한가지 있다.
그건 전신 거울에 자기 몸을 비춰보는 일인데.
(거울도 안보는 사람은.. 음.. 저리가버려~ 거울 좀 보고 살아라!!)
그 때마다 거울에 내장된 컴퓨터가 사진을 찍고 옷의 메타 데이터를 검색하고 저장해 두는 거다.
그렇게 되면 내가 지난 며칠간 어떤 옷을 입었는 지 자동으로 모니터링이 되고 빨래할 시기, 다른 옷을 입어야할 시기도 알려준다. (같은 옷 오래 입으면 주위사람들이 불쌍하게 보는 데, 정작 자신은 내가 며칠째 같은 옷을 입었는 지 모르는 때가 있으니까.)

거울로 매일 집 나갈 때 전신 사진을 찍는 것도 여러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
얼굴의 색과 피부상태를 모니터링해서 건강 상태를 체크 할 수도 잇다.
피부에 따른 화장품을 조언해 줄 수도 있다.
(인간은 거울 앞에 서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다는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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