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6일 금요일

고등학교 수업

선생님이 강요하지 않은 필기나 메모를 처음 해본 건 고등학교 1학년 생물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전까지는 대게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는 대로 받아적기 바빴다.
-과학부장이나 서기 아니면 글 잘쓰는 친구 한 명이 나와서 한 시간내내 칠판에 글을 적고
다른 사람들은 필기하는 방식.-
지구 과학도 필기 시간이었고
수학은 문제 풀이 시간이라 바빴고
화학도 선생님 설명 절반 + 문제풀이 절반 (필기는 거의 없고.)
물리는 선생님 설명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그냥 멍하니 듣다가 절반은 졸았다.


생물이 필기도 없으면서 (부교제를 한 권 샀는 데. 거기에 이미 내용이 다 정리되있었으니까.)
설명을 잘 해주셨는 데. (1학년, 2학년 선생님이 다른 분이셨는 데, 두 분 다 설명 잘 하셨다.)
교제에 있는 내용 설명하시면서 가끔 책에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짧은 팁이라고 해야되나?)을
많이 해서 내가 그런 걸 책에 많이 적어뒀던 것 같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수학>물리>화학>생물(생물은 별로 안 좋아함.) 이었는 데.
고등학교와서는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수학.. 뭐 이렇게 됐다.
수학은 잘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경시대회 준비도 못해서 망하고 학교 교과 과정은 이미 많이 알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생물과목 덕분에 필기하는 습관이(재미가) 들었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물리를 배우면서 이론보다 실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등학교 때 조금 해본 실험 결과는 모두 엉터리였고 이론에 끼워맞춰서 답을 적기 바빴으니까.
입시에 맞춘 공부만 하다보니 정말 중요하고 엄밀한 실험은 하나도 못했다.
과학이 진정 가르쳐야 하는 건 과학을 하는 방법인데.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과학처럼 과학의 결과만 중시했지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 시대에 이런 말이 있다. "젊은 이여 무엇을 고민하나? 모든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으면 되는 것을.")


수학도 계산보다 증명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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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수학보다 과학이 재미있었던 이유를 생각해 봤다.
아마도 수업시간의 분위기의 영향도 있어보인다.
수학 시간에는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선생님들도 나를 잘 알지 못했는 데.
과학 시간에는 질문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내 이름을 알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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