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8일 일요일

쇼핑

Linko에서 가볍게 쇼핑을 했다.
달랑 400원짜리 강력 접착제 하나 사가지고 나왔다는 뜻.
노트북 바닥에 붙어있는 고무판이 떨어져서 노트북도 기울고 노트북이 자꾸 책상을 긁어놔서
다시 붙이려고 산건데.

뭐 그것만 사기는 그래서 온도계 + 습도계도 하나 사볼까 했다.
보일러에 달린 디지털 온도계는 믿을 수도 없고 낮에 끄니까.

linko 매장 전부 다 해맸는 데, 온도계는 없었다.
linko는 내가 찾는 것만 빼고 다 있는 매장이니까.
매장은 큰데 물건이 찾기 어렵게 되있고 없는 것도 많다.
점원들도 어느 물건이 어디 있는 지 모른다.
있는 데 없다고 하고 없는 데 있다고 하고 말이다.
(온도계도 16,18번 코너에 있다고 그랬다. 다 뒤졌는 데, 거기에 없었다. 관련된 물건조차도 없었다.)


 


곰인형도 10% 할인하길래 살까했는 데. 팔뚝만 절반 한 녀석도 2만원이고..
메모용지를 넣어둘 A5용지 커버나 서류철, 플라스틱 보드도 뒤져봤는 데, 원하는 건 못 골랐고.
5,000원짜리 책 받침대(독서대)를 살까 했는 데, 그냥 왔다. (별로 쓸 것 같지 않으니까.)

북엔드라고 책이 쓰러지는 걸 막는 철판이 있는 데.
(bookshelf 칸마다 책이 가득차지 않았을 때 마지막 책 옆에 괴어두는 물건)
그걸 살까 하다가 그냥 회사에 있는 거 집으로 가져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원형 철망(원기둥형)으로 된 튼튼한 필기구 통(연필 꼿이)도 있었는 데
심플하고 저렴해서 장만할까하다가 둘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스나 바구니를 몇 개 더 사서 책상 위에 널부러진 물건을 정리해 볼까 생각도 했는 데.
역시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종이백 하나가 2,000원이고 그림 하나 그려진 작은 상자가 2,000원, 큰 상자는 5,000원 ~ 만원인지..
여자들이 선물할 때나 쓰는 물건인가보다.
(왠지 공돌이인 내가 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팍팍드는.. 그래서 칙칙한건가?)


아무튼 linko나 백화점 한 바퀴만 돌아도 돈 많이 벌어야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근데 또 학교 돌아가면 배고픈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지지.. 갈등.)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들이 저렇게나 많이 쌓여있는 데 말이다.
(공돌이의 인생은.. 흑백의 논문들과 칙칙한 옷 몇 벌, 쇠깎는 듯한 소음, 빈 주머니로 점철된 인생이다.
 그들에게서는 무채색 밖에 찾아볼 수가 없다.)


쓰는 물건이 다 어두우니까 생각마저 어두워 진다는 생각이 들잖아...
그래서 요즘은 하나씩 밝고 심플한 물건들로 바꿔가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