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o에서 가볍게 쇼핑을 했다.
달랑 400원짜리 강력 접착제 하나 사가지고 나왔다는 뜻.
노트북 바닥에 붙어있는 고무판이 떨어져서 노트북도 기울고 노트북이 자꾸 책상을 긁어놔서
다시 붙이려고 산건데.
뭐 그것만 사기는 그래서 온도계 + 습도계도 하나 사볼까 했다.
보일러에 달린 디지털 온도계는 믿을 수도 없고 낮에 끄니까.
linko 매장 전부 다 해맸는 데, 온도계는 없었다.
linko는 내가 찾는 것만 빼고 다 있는 매장이니까.
매장은 큰데 물건이 찾기 어렵게 되있고 없는 것도 많다.
점원들도 어느 물건이 어디 있는 지 모른다.
있는 데 없다고 하고 없는 데 있다고 하고 말이다.
(온도계도 16,18번 코너에 있다고 그랬다. 다 뒤졌는 데, 거기에 없었다. 관련된 물건조차도 없었다.)
곰인형도 10% 할인하길래 살까했는 데. 팔뚝만 절반 한 녀석도 2만원이고..
메모용지를 넣어둘 A5용지 커버나 서류철, 플라스틱 보드도 뒤져봤는 데, 원하는 건 못 골랐고.
5,000원짜리 책 받침대(독서대)를 살까 했는 데, 그냥 왔다. (별로 쓸 것 같지 않으니까.)
북엔드라고 책이 쓰러지는 걸 막는 철판이 있는 데.
(bookshelf 칸마다 책이 가득차지 않았을 때 마지막 책 옆에 괴어두는 물건)
그걸 살까 하다가 그냥 회사에 있는 거 집으로 가져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원형 철망(원기둥형)으로 된 튼튼한 필기구 통(연필 꼿이)도 있었는 데
심플하고 저렴해서 장만할까하다가 둘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스나 바구니를 몇 개 더 사서 책상 위에 널부러진 물건을 정리해 볼까 생각도 했는 데.
역시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종이백 하나가 2,000원이고 그림 하나 그려진 작은 상자가 2,000원, 큰 상자는 5,000원 ~ 만원인지..
여자들이 선물할 때나 쓰는 물건인가보다.
(왠지 공돌이인 내가 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팍팍드는.. 그래서 칙칙한건가?)
아무튼 linko나 백화점 한 바퀴만 돌아도 돈 많이 벌어야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근데 또 학교 돌아가면 배고픈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지지.. 갈등.)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들이 저렇게나 많이 쌓여있는 데 말이다.
(공돌이의 인생은.. 흑백의 논문들과 칙칙한 옷 몇 벌, 쇠깎는 듯한 소음, 빈 주머니로 점철된 인생이다.
그들에게서는 무채색 밖에 찾아볼 수가 없다.)
쓰는 물건이 다 어두우니까 생각마저 어두워 진다는 생각이 들잖아...
그래서 요즘은 하나씩 밝고 심플한 물건들로 바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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