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은 너무나 심심하고 우울해서 친구따라 내가 듣지도 않는 수업에 들어갔다.
'수리물리학 강의'
시간이 미뤄져 저녁 7시에 하는 강의였는 데. 낮잠자고 일어나 멍한 정신으로 한 시간 있다가 들어갔던 것 같다.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 중 하나였다. 물리학.
태연히 물리학도인 것처럼 친구들 옆에 앉아서 출석 부를 때 그냥 조용히 아무말 안한 것 빼고는 열심히 들었다.
조는 학생은 교수님이 지적해서 질문하고 대답 못하면 이름 적는 다길래. 더 열심히 들었다.;;
다음 주에 퀴즈 본다고 했는 데. 한숨 쉬지 않은 유일한 학생이 되기도 했다.
(난 안봐도 되니까 ㅋㅋㅋ)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 데. 아무튼 멋있어 보였다. 친구들이 부러웠다.
뭐 나도 그 과목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진도를 따라 갈 수 없으니까.
(우리 학교는 아무과의 아무 수업이나 들어도 되고 과목만 듣고 졸업연구하면 그 과의 졸업장준다.)
수업 시간 후반쯤 학생들이 발표하는 건 물리학 수식이 안나와서 알아들을 만 했는 데. 재미있었다.
복학하면 출석부르는 대신 매일 단체 사진으로 출석을 확인하는 교수님 수업을 도강해야 겠다.
답글삭제나중에 출석 확인할 때 출석부에 없는 학생 얼굴이 사진에 찍혀있으면 조교들이 얼마나 당황할까?
조금은 어리둥절하겠지?
사람들 어리둥절한 표정은 언제나 재미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