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6일 월요일

아침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누구지? 뭘 하려고 했지? 뭘 해야 하지? 오늘은 며칠일까? 여기는 어딜까? 거울 속에 저 사람은 누구일까?"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다.


마치 어제까지 외계인에게 실험을 당하고 모든 기억을 제거 당한 후에
침대 위에 눕혀져서 아침을 맞이한 것 같기도 하고
영화 Identity처럼 어떤 프로젝트에 실패해서 바다에 떨어졌는 데,
충격으로 기억을 잃고 바닷가로 떠밀려 온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쓰는 글 속에 내 기억들을 옮겨버리고 내 머리 속은 비어버린 것 같다.


메멘토 같기도 하다.
그냥 어딘가에 가서 멍하게 앉아있다보면 뭔가 했어야 하는 일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서 이런 일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