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16일 목요일

자녀 교육

고등학교, 대학 2학년 때 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왜 이리 모르겠지."
"아, 세상에는 벌써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구나."
"우리 부모님은 왜 나를 좀 더 가르쳐주지 않았을 까?
 천재들은 내 나이쯤 되면 이미 뭔가 하던데."
"내 자식은 정말 천재로 만들어야지. 폴 에르뒤시, 아인슈타인처럼 말이야."


세상에 길은 딱 하나만 보였다. 천재.
요즘 내 생각은 자식을 그렇게 키우고 싶지는 않다.
뭐 나와 비슷한 자식이 나와서 맘 먹고 가르치고, 배운다면
나보다 수학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했던 고민들이나
진짜 천재들의 어두운 면을 보면 그렇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세상에는 부와 명성, 천재성은 있지만 배고플 때 세 끼 밥도 잘 못 챙겨먹고, 구두끈도 묶을 줄 모르는 천재들이 있다.


부모가 평생 자식을 기계처럼 조종하고 돌봐줄 수는 없다.
결국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 한다.
그리고 세상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도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줄도 알고, 조절할 줄도 알고,
공부도 잘했으면 하지만 남에게 자기가 아는 것을 잘 설명하고 가르쳐 주고
자신만의 생각을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수학, 과학 공부보다는 책을 많이 읽게 해주고,
운동도 시키고, 음악도 많이 듣고, 그림도 그리고 했으면 한다.
생각이 많은 아이라면 수학, 과학도 학교 가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하루 10시간씩 수학 공부만 시킨다고 천재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냥 문제푸는 기계가 될 확률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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