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8일 금요일

병특 10일

드디어 10일 남았다.
30일부터 시간이 잘 안 가는 듯 했는 데,
지난 2주는 엄청 빨리 갔다.
회사에서 윈도우 프로그래밍하느라 재미도 있고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집에서도 미친 듯 책을 읽어서 지루하지는 않았다.


4주 훈련 후 몇 개월간은 정말 말년 병장이 된 듯하다.
아무튼 뭐든 귀찮고 집에도 일찍 들어온다.
작년, 재작년 병특마치고 돌아간 선배들과 똑같아졌다.
머리 커졌다고 말도 안 듣고, 집에도 일찍 들어오고
복학하면 뭐할지 고민하고 해외여행이나 가려고 준비하고.
팀에서도 "말년병장" 혹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복학까지 4개월이나 남아서 별로 병특 끝나는 기분 안 날꺼라고
생각했는 데, 검색팀 분사, 해외여행 준비, 여권발급 등을 고려해보니
이번 달이 회사에서 보내는 마지막 달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단지 회사에 안나간다는 것보다는 큰 일인 것 같다.


이제 다시 돈도 못 벌게 되고 집에서 용돈 타야하고,
서울도 떠나야 한다. 광주로 대전으로..
애써 익숙해졌던 걸 또 한 번 버리고 2년 전 그 날들로 돌아가야 한다.
뭐든 빠른 서울 생활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원하는 건 뭐든 30분 내에 살 수 있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는 데,
대전, 광주로 돌아가면 어떤게 사고 싶으면 1시간은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가야 한다.
700원짜리 삼각주먹밥을 먹으려고 해도 15분을 나가야 된다.
구내 서점에서 안 파는 책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야 된다.
9시 반에 일어나는 생활도 다시 8시 이전에 일어나는 걸로 돌려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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