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7일 수요일

변화

세상 참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선배들과 비슷한 길을 갈 수는 있지만
선배들과 같은 길을 갈 수는 없다.


그들이 지난 30년간 공부했던 내용을
우리가 30년간 그대로 공부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다.
기반이 될만한 것들이나 좋은 습관들을 가져와야 하지만
구체적인 기술들은 과거의 것을 일부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얻어야 한다.


선배들이 얻었던 영광(자부심, 인센티브, 행복 등..)을
우리가 똑같이 얻는 다는 보장도 없다.
산업의 생명주기가 짧아서 이미 가라앉고(sink) 있는 지도 모르니까.


심지어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믿어지는 팀원들이라고해도
완전히 같은 상황인 것은 아니다.
선배들은 먼저 탔고, 먼저 많은 것을 바다에서 거두었고, 먼저 내린다.
그 배에 우리는 더 늦게까지 있을 것이고
내일의 바다는 어제나 오늘과 다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아서 텅 비어버린 것일 수도 있고,
새 그물을 만들어서 더 많이 건질 수도 있다.


선배들의 경험담이 미래에도 반은 적용되지만 반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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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가끔 이런 말들을 한다.
"후배들은 어셈블리도 배우지 않다니.
 그들이 바보가 될까봐 걱정돼."
(어셈블리를 공부하는 사람 x 투자하는 시간)의 비율이
10~30년전 프로그래머들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정 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 대신 사람들은 다른 많은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어셈블리 대신 OOP, event driven 같은 다른 기술들을 연마하고 있다.


과거에 10%의 사람이 투입되었던 일이라고 해서
미래에도 똑같이 10%의 사람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선배들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MS에서 만든 건 왠지 버그가 많고 조잡해"
"국산은 품질이 떨어져"
과거의 20년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실 맞는 말이지만
지난 5년간을 생각해 본다면 반은 틀렸다.


'Mythical Manmonth' 같은 고전들이 여전히 가치를 지닐테지만
OS/360의 instruction set architecture를 모두가 공부해야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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