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3일 토요일

학원

초등학교 1학년 이후로는 꾸준히 학원을 다녔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주로 수학, 컴퓨터 학원을 다녔는 데.


중, 고등학교 때는 입시학원을 다녔다.
고등학교는 기숙사 생활이라 주말반만 잠시 다녔고,
내 학원 인생의 피크는 중학교 때 였던 것 같다.


중학교 올라가자마자 입시 지옥이 시작되서
우리 학군 근처 중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은 전부 모아서
학원마다 서울대반, 연고대반 만들고 난리였는 데.
울 엄마도 다른 엄마들에게 정보를 입수해서 학원에 보냈다.


그 때 같이 다니던 친구들 중 절반은 KAIST에 있고 절반은 의대 간것 같다.
엄마들도 요즘도 모여서 등산하시면서 의대, 법대, 회계사 타령이다.


무슨 교과서가 5~8종인데.
(교학사, 지학사, 한샘 등..)
교과서마다 내용이 약간씩 달랐다.
(조립제법이나 유클리드 호제법이 별로 안 중요하니 빠지곤 했다.)
그러다보니 빠진내용이 아주 조금씩 있었는 데.
8종 통합 문제집이라는 걸 꼭 사야 빼먹는 내용이 없다고 그랬다.
학원, 학교 선생님들은 그런 걸로 위기감을 조성해서
애들이 바보가 될꺼라고 엄마들을 협박해서 학원에 다니게 만들었다.
(교과서마다 내용이 달라서 빠진 내용이 있는 데,
 입시에 나오면 손해니까 다 배워야 한다는 말.)


아무튼 가둬놓고 스파르타 식으로 가르치고,
집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학원 버스 같은 걸로 통학시키고
돈을 더 받았다.
(교육 사업의 파생 상품으로 운수업도 한 셈이다.)
시내 대형 학원은 관광버스가 5~10대씩 있기도 했다.


뭐 그러건 말건 애들은 학원와서 열심히 놀기도 했다.
동전 3개만 있어도 재미있게 놀았다.
동전 농구, 동전 축구, 짤짤이(동전따먹기).
볼펜으로 총과 활도 만들었다.
(스프링과 고무줄만 있으면 된다.)
특히 과학수업할 때 몰래 만들면 더 재미있다.
(이 얼마나 실사구시적인 학습인가.)


가장 싸고 큰 지우개를 사다가 지우개 따먹기도 하고
면도칼로 조각을 하기도 했다.
마치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칫솔이나 돌로 체스판을 한 판
만드는 것과 비슷했다.
입시 감옥에서 졸업할 때 쯤이면 다들 그런 공예에 장인이 되기 마련이다.
여학생들 괴롭히기도 아주 재미있다.;; (악동들..)


학원도 역시 비오는 날 가야 제 맛이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 속에 분위기도 있고,
선생님 말씀도 잘 안들리니 사색하기 딱이었다.
그리고 가끔 울리는 천둥번개 소리를 들으며
저 바깥 대자연을 동경하기도 했다.


학원가에는 항상 수많은 도서관과 분식점, 음식점이 성행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서울 종로, 광주 도청 모두 시내 중심가이다.
학원가는 항상 중심가 바로 옆에 붙어 있다.
극장도 많고 옷집도 많고, 노래방, PC방. 모든 상업의 중심지이다.


맑은 날도 그렇지만 비오는 날 분식집 앞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기나가나?
오고 가는 길에 분식집이 10개가 넘는 데.
하나 사먹게 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