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7일 수요일

고해성사

때로는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종교인처럼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들어주는 카운셀러처럼 세상을 살기도 한다.


종교인이 모든 문제를 신에게 빌어서 해결하지 못하고,
의료인이 고치지 못하는 병이 있는 것처럼 엔지니어도 별 수 없다.


다만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기만 할 때도 있다.
(Just Listen)
그들은 그냥 누군가에게 뭔가 물어보고 싶은 데,
내가 가장 적절해 보여서 물어본 것이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그냥 열심히 들어주고 아는 데까지 대답해주면 된다.
("아. 이거 안되는 데, 고치는 법 알려줘, 전화로 5분 안에 안되겠냐?
  전문 용어 안쓰고 TCP/IP stack과 Kernel이 뭔지 설명해봐.")
나도 모르는 데, 어쩌라고?
시간이 지나면 문제를 잊어버리거나 해결책이 튀어나오든지,
어디선가 더 뛰어난 엔지니어가 해결하겠지.


마치 의사들이 감기에는 약이 없고,
잘 먹고, 푹쉬고, 평소에 운동하고 잘 씻으라는 말을 하는 것과 같다.
종교인들은 기도를 들어줄 수는 있지만
정말로 하늘에서 금이 떨어지게 할 수는 없다.
(있으면 나 좀 소개시켜줘.)


"어떤 고민이 있어서 찾아 왔나요?"
"그게 정말로 중요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그거 없어도 세상 잘 살 수 있지 않나요?"
"우리의 어린 양을 밝은 길로 인도하소서."
"스스로를 구원하세요."
"웃어라, 모두가 웃을 테니, 울어라 너만 울테니."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