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5년

병역특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남들보다 앞서간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등학교도 1년 빨리 졸업하고
대학도 1년 적게 다녔고
군대 대신 바로 사회 생활을 했으니까.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재수를 한다고 치면
5년이나 빠른 거니까.

그런데 사실은 그냥 5년을 건너뛰고 늙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24살이 아니라 29살인 것 같고,
가끔은 34살 같기도 하다.

20대처럼 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30대에 가깝고,
우리팀에 20대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랑은 안 놀아준다.
(기획자 + 알바 그룹이 20대인데, 개발자들과는 안 논다.)

나누는 대화든 하는 생각이든.. 뭐든 말이다.

20대에 해야할 자연스러운 것들을 많이 빼먹고 지나가는 것 같다.
10대 때도 좀 그랬다.
수학, 과학 말고 다른 과목을 다 빼먹고 넘어가고
예체능도 안하고, 여자친구도 없었고..
수능도 안봤고, 커다란 실패를 해본 적도 없고.
군대도 빼먹었으니, 세상 남자들과 할 대화의 절반을 잃었다.

요점 정리, 주마간산 인생인가?
인생 마라톤 초반에 너무 힘을 많이 써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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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이든 세대로 분류되게 되면
변화의 시기에 실제 나이는 적음에도 수구파로 분류되서 일찍 세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세상은같은 값이면 젊은 쪽에 줄을 잇고, 새로운 것에 투자하고
그쪽과 편을 먹는 것이 항상 이득이다.